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작고와 함께 투게더토토 형제들은 기업사에서 유례가 없는 갈등을 빚으며 동시에 국가대표 기업으로서의 지위도 내려놓아야 했다. 때문에 정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은 투게더토토가 극적인 화해를 통해 또다른 현대 신화의 한페이지를 써 내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명예회장의 창업이후 20세기 한국의 재계를 대표하던 투게더토토그룹은 2000년이후 큰 회오리에 휩싸였다. 정몽구 투게더토토차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투게더토토그룹 명예회장은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소위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 다툼을 벌였다.
두 차례의 걸친 파고 끝에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구 회장, 정몽헌 회장 ‘3자 동반 퇴진’ 선언이 나왔고 이후 정몽헌 회장은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현대상선,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등을 차지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거느리고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다. 정몽준 의원 역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분리해 나가면서 범투게더토토 2세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룹이 분리된 뒤 정몽헌 회장이 맡은 투게더토토건설은 외환위기 이후 누적된 부실과 대외신뢰도 추락으로 부도를 맞고 2001년 계열 분리돼 채권단의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정몽헌 회장은 2003년 8월 대북 불법송금 특검 진행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투게더토토그룹을 이어받기에 이른다.
하지만 투게더토토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집안싸움은 계속됐다. 지난 2003년 현정은 회장의 시삼촌인 KCC 정상영 회장이 투게더토토그룹 지주사인 투게더토토엘리베이터 경영권을 공격했었고, 2006년에는 시동생 정몽준 의원 역시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투게더토토중공업을 동원해 투게더토토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투게더토토상선 경영권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와중에 정 명예회장이 필생의 사업으로 여겼던 대북사업 역시 숱한 위기를 맞아야 했다. 특히 지난 2008년 7월11일 발생한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및 개성관광이 중단된데 이어 최근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하는 등 남북관계가 악화되 대북사업은 고사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에는 투게더토토차그룹과 투게더토토그룹이 투게더토토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감정싸움을 벌이며 갈등의 절정을 이뤘다.
마침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가 다가와 화해 분위기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14일 추모음악회를 시작으로 10주기를 기념한 공식행사에 범투게더토토 인사들은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갈등의 역사를 청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 명예회장의 사후 10년간 갈등으로 쓰여졌던 투게더토토의 역사가 10주기를 계기로 화해ㆍ협력으로 전환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