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옌지·투먼·훈춘=박영서 특파원]지난 2009년 10월 북한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찾은 곳 중 가장 주목받은 장소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묘였다.

원 총리는 묘 앞에서 “이제 조국은 강해졌고 인민은 행복해졌습니다. 편히 쉬십시오”라고 감정에 복받친 목소리로 위로했다. 당시 중국 언론은 이 장면을 가장 공들여 보도했다.

때맞춰 CCTV(중국중앙텔레비전)는 지난해 10월부터 마오안잉을 조명하는 34부작 특별드라마 ‘마오안잉’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중국에서 최고의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에 방송하고 있다.

마오안잉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불과 한달 만인 1950년 11월 25일 미군의 폭격으로 28살의 나이로 전사했다. 마오안잉은 다른 중국군 전사자들과 함께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지원군 열사묘에 묻혀있다.

마오안잉은 중국과 북한과의 ‘혈맹 번화가 토토사이트’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런 점에서 ‘마오안잉 띄우기’는 북ㆍ중 번화가 토토사이트가 밀월양상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이같은 분위기는 일선에서도 감지된다. 압록강과 두만강 변을 따라 북ㆍ중의 경제적 접근은 빨라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북ㆍ중 경제협력은 소문만 무성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하나, 둘 씩 현실화되고 있다.

옌지(延吉)에서 만난 조선족 대북무역업자는 “지린(吉林)성 정부가 중국기업들에게 북한진출을 격려하고 있다”면서 “예전과 달리 국가적 차원에서 북한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만강을 가로질러 중국 투먼과 북한 남양을 연결하는 투먼대교 입구에 설치된 중조우의탑. 북ㆍ중 번화가 토토사이트가 속도를 내면서 투먼대교를 이용한 양국 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두만강을 가로질러 중국 투먼과 북한 남양을 연결하는 투먼대교 입구에 설치된 중조우의탑. 북ㆍ중 번화가 토토사이트가 속도를 내면서 투먼대교를 이용한 양국 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경제분야 뿐 아니라 양국간 정치·군사적 유대감도 깊어지고 있다. 예민한 정치·군사적 문제에서는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다. 이번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태 등에서 보여준 중국의 ‘북한 감싸기’는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서해상에서 펼쳐진 한미군사훈련을 대중 봉쇄전략으로 받아들이고 북ㆍ중 번화가 토토사이트를 한단계 격상시켰다는 분석이다.

1980년대 들어 중국이 개혁·개방노선을 걷고 1992년 한국과 수교하면서 북ㆍ중은 적지않은 갈등을 표출했다. 특히 북한은 한ㆍ중수교와 뒤이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에 보여준 중국의 ‘수수방관’에 분노했다.

그러나 양국은 혈맹번화가 토토사이트를 다시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두번이나 중국을 방문했고 원자바오 총리도 북한을 찾아 양국의 전통적 우호번화가 토토사이트가 건재함을 국제사회에 보여줬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체제의 안정성 여부와 경제적 성쇠는 중국의 안보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 우호정책은 앞으로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북ㆍ중 번화가 토토사이트의 긴밀화를 경제난 극복, 김정은 후계체제의 안착, 그리고 미국의 대북압박 등에 대응해 생존을 모색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진화린(金華林) 옌볜(延邊)대 경제관리학원 원장은 “북ㆍ중번화가 토토사이트를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로 표현하듯이 양국은 서로 등을 돌리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상호보완성을 바탕으로 올해도 북ㆍ중번화가 토토사이트는 더욱 포괄적 협력의 틀을 유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새해 칼바람이 몰아치는 압록강과 두만강 접경에서 본 북ㆍ중 번화가 토토사이트의 풍향계는 이처럼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필요에 따라 혈맹의 우의를 다시 다지고 있는 반면 남북번화가 토토사이트는 갈수록 경색되고 있는 지금, 이명박 정부가 어떤 전략적 카드를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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