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호 덕성여대 교수 ‘토토사이트 라이타 코드,…’

토토사이트 라이타 진위 논란에 작가적 상상력 더해

[도서출판 월인 제공]
[도서출판 월인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괴테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의 2대 문호로 일컬어지는 프리드리히 토토사이트 라이타(1759~1805)는 그의 작품만큼이나 유골 미스터리로도 유명하다.

폐결핵을 앓던 토토사이트 라이타는 당시 45세의 나이로 요절하면서 급하게 독일 바이마르 야콥스 묘지에 묻혔다. 문제는 그의 유해가 들어있던 값싼 관이 터지면서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 섞였다는 것. 겨우 찾아낸 그의 두개골은 바이마르의 한 왕립 공동묘지로 옮겨졌지만, 그가 사망한 지 21년이 지난 1826년 유골 진위 논란이 시작됐고, 180여년 만인 지난 2008년 5월 가짜로 판명 났다.

이처럼 독일 문학사의 미스터리로 남은 ‘토토사이트 라이타 유골 진위 논란’을 파헤친 장편소설이 나왔다.

조우호 덕성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신간 ‘쉴러 코드: 장미와 잠자리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토토사이트 라이타 유골 미스터리에 그의 상상력을 더해 보고서이면서 동시에 소설인 ‘메타픽션’을 탄생시켰다.

“혹시 토토사이트 라이타 관이 비어 있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소설 속 화자인 문헌학자는 독일 유학 시절부터 토토사이트 라이타 유골 진위에 얽힌 기록과 소문, 슈바베 시장의 유고에 주목한다. 화자는 한젠 박사라는 독일 학자로부터 받게 되는 정체불명의 문서를 통해 토토사이트 라이타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고들게 된다. 작가 역시도 독일 예나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오랜 시간 괴테, 쉴러, 빌란트 등 독일 작가들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학자다.

화자가 발견한 정체불명의 문서는 토토사이트 라이타가 당대 독일의 비밀단체인 일루미나트와 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 화자는 슈바베의 기록과 교차하는 이 문서를 자신의 탐문 여정과 직조하며 하나의 ‘기록의 소설’을 완성한다. 이 과정을 통해 화자는 결국 ‘위대한 존재의 부재’와 ‘기억하는 자의 의무’에 다다른다.

작품은 ‘토토사이트 라이타 죽음’이라는 역사적 미스터리가 작가 개인의 애도 서사로 이어지며,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과 연결되는 미세한 감각의 순간들을 발견하게 한다. 작가 자신도 “기록된 것들을 퍼즐처럼 이어 붙여 인연의 사슬로 복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문학자가 쌓은 사유의 경로가 삶의 기억과 교차하며, 기록을 넘어 문학적 추도의 한 형식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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