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직도 ‘민주당 대표’ 착각하나”

李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에 대여 투쟁 수위↑

‘노봉법 강행 예고’ 본회의·인청 앞두고 전운

與 “조국 스포츠토토 후폭풍…2~3주 더 맞아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한상효 기자] 대선 참패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겪던 국민의힘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60% 중반대에 머무르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꺾이며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다. 조국·윤미향 전 의원 광복절 특별스포츠토토과 주식 양도세 논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쟁점법안 강행 처리 기조가 여론 악화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비판 메시지를 쏟아내며 ‘반명·보수 결집’ 시도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두 달 간의 이재명 정권의 난맥상을 떠올려 보았다”며 “‘배추 총리’ 김민석부터 ‘갑질 여왕’ 강선우까지, 끊이지 않는 인사 참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정책 발표 직후에 차명으로 주식을 팔아치웠던 ‘이춘석 게이트’. 야당을 협치 대상이 아닌 말살 대상으로 보는 집권여당의 대표. ‘입시 비리 파렴치범’ 조국의 스포츠토토,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횡령범인 윤미향 스포츠토토, 개미 투자자 주머니를 털고 있는 세법 개정,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실패한 굴욕적 관세 협상 등등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모든 국정 난맥상에 ‘왜 그럴까’ 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아직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인 것으로 혹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지지층만 바라보는 반쪽짜리 대통령은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며 “동서고금의 역사는 특정 정파에 근거한 국정 운영은 실패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정부 전반을 싸잡아 비판한 메시지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과 맞물려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1~14일 유권자 2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에 따르면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5.4%포인트(p) 하락한 51.1%를 기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지난 대선 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인천·경기(11.0%p↓)와 대전·세종·충청(6.4%p↓), 서울(6.2%p↓)에서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컸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5.2%p↓)와 40대(7.0%p↓), 50대(6.8%p↓)에서도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6.3%p 상승한 44.5%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광복절 특별사면 논란에 대한 실망감, 주식 양도세 논란, 헌정사 첫 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으로 인한 스포츠토토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민주당 강성 지지층 중심의 정책이 중도층 이탈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스포츠토토 전 의원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하고 있다. 2025.8.18 [공동취재]
스포츠토토 전 의원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하고 있다. 2025.8.18 [공동취재]

리얼미터가 13~14일 유권자 1001명에게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8.5%p 하락한 39.9%를 기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국민의힘은 6.4%p 상승한 36.7%로 나타나며 12주 만에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 격차로 진입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번 지지율 상승을 여권 실책에 따른 ‘일시적 반사이익’으로 보면서도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둘러싼 당권주자들 간 이견이 부각되고, 강성 유튜버 전한길씨로 인한 극우 논란까지 겹치며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찬탄·반탄으로 싸우던 후보들의 메시지도 점점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분위기를 잘 끌어가면 (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강행 처리 의사를 밝힌 21일 본회의와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도 대여 투쟁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송 위원장은 이날 “최교진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보면 대한민국 교육현장을 심각한 혼란으로 몰아넣을 이념적·스포츠토토적으로 편향된 인물”이라며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여야와 노사 전문가와 함께하는 노동조합법 수정협의체를 즉각 가동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며 “노란봉투법이 불법봉투법으로 전락해 산업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들지 않도록 민주당은 대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2~3주는 더 얻어맞고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충청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지지율 하락엔) 개혁 입법을 강하게 추진하는 데 대한 상대 진영의 반발 같은 게 종합적으로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조국 스포츠토토의 후폭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한일, 한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며 “성과에 따라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이 조국 스포츠토토 때문에 ‘유예’로 바뀔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차피 욕먹을 상황이라면 한 번에 먹을 때 다 먹어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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