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 지명 이어
“주요 토토사이트 클럽비들 책임지는 모습 보여주시라”
羅 “40% 국민 대한 배신”…張 “오발탄”
김용태·안철수案 이어 세 번째 표류 전망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7/rcv.YNA.20250717.PYH2025071704300001300_P1.jpg)
[헤럴드경제=김진·김해솔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그동안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해 오신 토토사이트 클럽비들께서 아름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토토사이트 클럽비 의원들의 거취 결단을 촉구했다. 전날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향해 “스스로 거취를 밝히시라”고 한 데 이어 인적 쇄신 강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지명당한 일부 의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당내에선 이번 혁신안의 발표 시기,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이 쏟아지고 있다. 혁신안 수용 여부 등을 논의할 의원총회까지 당분간 내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과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의 ‘쌍권(권영세·권성동) 퇴진 요구’이 무산된 데 이어 윤희숙 혁신위마저 표류할 조짐을 보이자 혁신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2004년 ‘차떼기’로 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당대표를 필두로 37명의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토토사이트 클럽비에 공간을 열어줬다”며 중진들을 향한 거취 결단 요구를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17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 토토사이트 클럽비자금 사건으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위기에 처하자 최병렬 당시 당대표와 박관용·김용환·강삼재 등 대규모 중진 불출마가 이뤄진 사건이다. 윤 위원장은 “지금의 중진들은 그분들이 열어준 공간에서 토토사이트 클럽비를 해오신 것”이라며 “그때처럼 당의 중차대한 과오로 국힘은 지금 백척간두에 서 있다. 지금 살자고 하면 우리 앞에는 더 큰 고통과 회생 불가의 절망이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이 같은 요구는 전날(16일) 윤 위원장이 5선의 나경원·윤상현 의원, 3선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재선의 장동혁 의원의 토토사이트 클럽비 결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데 이어 나왔다. 나·장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요구한 혁신위 제안을 공개 비판했고, 윤·장 의원은 탄핵 반대에 앞장선 전한길씨 등이 참석하는 행사를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어 논란이 됐다. 송 위원장은 윤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윤 위원장은 옛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를 모두 겨냥한 의원 전원의 ‘계파 활동 금지’ 서약서 제출도 요구했다.
![5선의 윤상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7/news-p.v1.20250717.283689c0e3554355afeacfcd7c26b0ea_P2.png)
혁신안은 공감보다 반발을 낳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혁신위가 요구하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탄핵에 반대했고, 우리 당을 대선에서 지지해줬던 40%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소신 없는 토토사이트 클럽비인의 자기부정일 뿐”이라고 했다. 장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라며 “윤희숙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인사들의 인사청문회가 연달아 진행되는 시기 전선이 분산됐다는 지적으로, 한 영남권 중진 의원도 “혁신이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하필 왜 지금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친한계에서는 ‘후보 교체 시도’ 논란을 부른 단일화 논의를 이끈 지난 대선 당시 지도부가 빠진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가장 포괄적인 책임자인 쌍권이 빠졌다”며 “본인과 최근 싸운 사람들인가. 이렇게 되면 이전투구로밖에 안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의) 토토사이트 클럽비를 논의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당내에선 혁신안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앞서 김용태·안철수 의원안(案)과 마찬가지로 표류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8월 말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의 숙제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영남권 토토사이트 클럽비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두 번이나 실패하면 당의 꼴이 뭐가 되냐”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개혁이란 게 원래 합의로 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혁신안을) 지지하는 세력을 갖고 해야 하는데 그런 전략이나 준비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선 전한길씨의 당원 입당 소식도 뇌관으로 떠올랐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 세력의 국민의힘 입당은 안 된다”며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전한길 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세력이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도록 결단하시라”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