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부터 단계적 ‘안전성 평가’

제품 한 개에 최소 1000만원 더 들어

국내 토토사이트 라이브 94%가 중기…“창업 제한”

지난 5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지난 5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정부가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을 본격 추진한다. K-뷰티 수출 증가에 맞춰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지만, 토토사이트 라이브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화장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화장품의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식품의약안전처가 오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인 화장품 안전성 평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토토사이트 라이브 기업은 식약처 요청이 있을 경우 제품의 안전성 관련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제품 원료 물질의 독성 정보와 인체적용 시험 자료, 방부력 시험 자료, 포장재 정보 등이 포함된다.

그간 화장품의 안전성 평가는 ‘필수’ 제출 대상이 아니었다. 판매 이후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K-토토사이트 라이브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사전 안전성 평가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화장품 책임 판매업체 수가 2013년 3900개에서 2024년 3만2000개로 10년새 8배 급증한 영향도 컸다.

주요 화장품 수출국도 안전성 평가 제도를 강화하는 추세다. 유럽과 미국은 안전성 평가 제도를 각각 2013년, 202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중국도 올해부터 화장품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했다.

정부는 토토사이트 라이브 부담을 고려해 제도를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2028부터 2030년까지는 연간 생산과 수입 실적이 10억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한다. 2031년부터는 모든 기업과 제품으로 확대 적용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7차례 설명회를 열고 토토사이트 라이브 관계자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하지만 토토사이트 라이브의 반응은 차갑다. 안전성 평가가 ‘규제’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제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평가 비용을 기업이 온전히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샘플 수와 시험기관,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토토사이트 라이브는 제품 하나의 안전성 평가에 최소 1000만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서울 인디 토토사이트 라이브 쇼’에서 관람객들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지난 3월 13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서울 인디 토토사이트 라이브 쇼’에서 관람객들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지난 2023년 토토사이트 라이브 기업 창업에 도전한 이모(35) 씨는 “OEM(제조사주문생산) 방식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안전성 평가를 외부에 맡겨야 한다”며 “제품 안정성 시험, 보존제 유효성 시험, 전 성분 검토에 각각 평균적으로 200만~3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상승세지만, 아직 (연간) 5억원에 못 미친다”며 “제품 한 개당 10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소규모 토토사이트 라이브업체 관계자도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책 없이는 의도와 달리 규제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뷰티 트렌드를 대기업이 아닌 인디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토토사이트 라이브의 부담을 키우는 배경이다. 실제 국내 화장품 기업의 94%는 연간 생산 실적 1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연구 인력이 없는 기업은 72%에 달한다.

토토사이트 라이브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OEM 기업 활성화, 원료 네거티브제 도입 등 시장 진입 장벽을 제거한 ‘규제 혁신’이 K-뷰티 신화를 만들었으나 이번 정책은 이에 역행한다는 의견이다. 토토사이트 라이브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상품 개발 비용 증가 부담이 적지만,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며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관련 비용을 늘리면 창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55억1000만달러(약 7조5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48억 달러) 대비 14.8% 늘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