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42.1억, 감정가보다 10억이상↑

토허구역 거래주춤에 경매시장 ‘불장’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속한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 대상으로 묶여 거래가 주춤하자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의 프리미어토토가율(감정가 대비 프리미어토토가 비율)이 치솟으며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이미 ‘불장’이 된 경매시장에서 최고가에 프리미어토토돼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3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한보미도맨션 1·2차)’ 84㎡(전용면적)가 42억1533만원에 프리미어토토됐다. 유찰 없이 첫 번째 입찰에서 주인을 찾았다. 프리미어토토가율은 133.82%다. 감정가(31억5000만원)보다 약 33.8%(10억6533만원) 높은 가격이다.

경매는 총 39명이 경쟁을 벌였다. 2위 응찰자는 41억7900만원, 3위 응찰자는 39억8900만원을 각각 써냈다. 1983년 준공된 대치미도아파트는 현재 25개동, 2436가구 규모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 사이에 있으며 양재천과도 가까운 대단지다. 대치동 재건축 대표 주자인 ‘우선미(개포우성·선경·미도)’ 중 하나다. 2022년 11월에 신속통합기획이 완료, 지난 3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정비사업을 통해 최고 50층, 3914가구(임대주택 756가구 포함)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최근 강남 3구와 용산구에 경매 투자 수요가 몰리는 건 경매 물건이 토지거래허가 ‘예외’로 꼽혀서다. 지난 3월 24일 해당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뒤 실거주 없이 이곳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방법은 경매와 보류지(조합 잔여분) 입찰이 유일하다. 실거주 요건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장 매매가보다 고가 프리미어토토되는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프리미어토토가율은 97.7%를 기록했다. 2022년 6월(110.0%) 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다. 강남 3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높은 프리미어토토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6월 1일~11일) 강남구의 프리미어토토가율은 114.2%로 나타났다. 지난달(103.4%)과 비교해 10.8% 포인트 증가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101.1%, 109.2%로 집계됐다. 용산구는 107.1%를 기록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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