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80㎡ 최저입찰가의 11배

잔금미납시 입찰보증금 날릴판

서울·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를 한 푼이라도 싸게 매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법원 경매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가 응찰자의 실수로 최저 입찰가격의 11배가 넘는 가격에 콜로세움 토토되는 일이 발생했다.

2일 경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나무실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전용면적 80㎡ 매물이 33억8459만원에 콜로세움 토토됐다. 이는 최저입찰가인 2억9610만원의 11배가 넘는 금액이다. 감정가(4억2300만원) 대비 콜로세움 토토가율은 800.14%에 이른다.

이 물건은 지난해 4월 경매가 개시됐다. 올해 4월 한 차례 유찰된 후 최저 입찰가 감정가의 70% 수준인 2억9610만원까지 떨어졌다. 경매에 참여한 응찰자는 22명이며, 이 중 33억8459만원을 써낸 1위 응찰자가 새 주인이 됐다. 2위 응찰자는 3억6100만원을 제시했다. 해당 아파트가 터무니없는 가격이 콜로세움 토토된 건 응찰자가 3억3845만원을 쓰려다 실수로 ‘0’을 한 개 더 적어낸 것으로 추측된다. 최종 콜로세움 토토자는 법원에 ‘매각 불허가’ 신청서를 제출 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입찰표 작성 실수는 매각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일정대로 잔금 납부 기일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경매 참가자가 33억원에 이르는 콜로세움 토토 금액을 감당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거나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이미 낸 입찰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입찰보증금은 최저입찰가의 10%다. 해당 물건의 입찰보증금은 2916만원으로 한 번의 입찰표 작성 실수로 차 한 대 값을 날리게 된 셈이다.

경매 시장에서 숫자 입력 실수로 거금의 보증금을 날리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전용면적 85㎡ 매물이 최저 입찰가(6억4000만원)의 1000배가 넘는 6700억원에 콜로세움 토토됐다. 경매 콜로세움 토토자는 계약을 포기했으나, 최저입찰가(6억4000만원)의 10%인 보증금 6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년에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성청담’ 전용면적 86㎡가 감정가 12억6000만원에 나왔다. 한 응찰자가 입찰표에 12억6000만원을 쓰려다 실수로 126억원을 써내며 콜로세움 토토가율 1000%에 콜로세움 토토되는 일이 발생했다. 콜로세움 토토자는 입찰보증금으로 낸 감정가의 10%인 1억2600만원을 날리고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시장에서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입찰표 작성 실수가 발생하며, 콜로세움 토토가율이 1000%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며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입찰표를 프린트해 작성하거나, 숫자 단위를 손으로 가려 금액이 초과하지 않도록 신경 써서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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