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알파벳 토토이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는 다 끝냈다. 주사위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딱 하루 남긴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는 운명을 가를 마지막 레이스에 들어갔다. 평창에 이어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는 각각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세 후보도시가 경합 중인 유치전은 안시가 한발 뒤처진 가운데 알파벳 토토 뮌헨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하루 앞둔 가운데 알파벳 토토 뮌헨은 장외 기싸움을 팽팽하게 벌이며 막판 득표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명분에서 앞선 알파벳 토토...MB 유치전에 올인= 외신들은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알파벳 토토이 명분에서 앞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파벳 토토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더반 현지에서 첫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을 강조했다.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해, 동계스포츠의 변방이었던 아시아에 새로운 시장과 올림픽정신을 확산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
이명박 대통령도 유치전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더반에 가장 먼저 도착해 역대 국가수반 중 IOC행사에 최장기간 참여하는 기록을 세웠다. 4일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에도 두번 모두 참석했다. 또 현장 곳곳을 누비며 IOC 위원들과 외신기자들을 직접 만나 알파벳 토토 유치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독일의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이 투표 하루 전인 5일 오후 더반에 도착하는 것과도 비교된다는 평이다.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동계알파벳 토토이 주로 개최된 미국과 유럽은 혜택을 많이 봤지만, 아시아는 그런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며 “아시아에 동계알파벳 토토을 유치해, 알파벳 토토 정신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 내 의무이자 임무”라고 말했다.
▶프레젠테이션 연습 성공적 마무리=알파벳 토토은 개최지 선정 투표 직전에 펼칠 프레젠테이션(PT) 연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알파벳 토토의 프리젠테이션을 맡은 총 감독은 테렌스 번스로, 2010 밴쿠버,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유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때문에 유치위는 이번 프리젠테이션이 평가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알파벳 토토유치위원회는 4일 IOC 총회 장소인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8명의 프레젠테이션 발표자와 100명의 공식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45분 동안 최종 드레스 리허설을 실시했다. 참가자 전원이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최종 리허설은 발표자와 대표단이 총회장에 들어서 착석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국제알파벳 토토위원회(IOC)는 6일 총회에서의 프레젠테이션 시간으로 각 후보도시에 입장시간 5분, 프레젠테이션 45분, 질의응답 15분, 퇴장시간 5분 등 총 70분을 배정했다.
대표단이 지정된 장소에 자리를 잡자 나승연 알파벳 토토 대변인이 가장 먼저 단상에 올라 인사를 했다.
이어 조양호 유치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김진선 특임대사, 문대성 IOC 위원,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피겨여왕’ 김연아, 그리고 한국계 미국 스키 선수 출신인 토비 도슨 순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이 차례로 알파벳 토토유치의 명분과 당위성을 강조한 뒤, 나 대변인이 마지막에 다시 등장해 알파벳 토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리허설을 마쳤다.
알파벳 토토은 지난 두차례의 유치도전 당시 분단의 아픔과 한반도 평화에 역점을 두어 프리젠테이션을 했으나 임팩트가 약했다고 판단해, 이번에는 아시아 겨울스포츠의 급속한 성장과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할 예정이다.
유치위는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이 끝난 뒤에는 외국인 컨설턴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실제 6일 개최지 투표와 똑같은 상황을 가정한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축구황제’베켄바워 불러들인 뮌헨= AP통신은 뮌헨이 동계ㆍ하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하는 첫번째 도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뮌헨은 알파벳 토토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카이저’로 불리는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가 5일 더반에 합류, 막판 유치활동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켄바워는 선수(1974년)와 감독(1990년)으로 월드컵 우승을 일궜다. 또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조직위원장으로 변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이끌어냈다. 뮌헨은 스포츠계에 강력한 맨파워를 가진 베켄바워를 앞세워 극적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카타리나 비트 알파벳 토토 유치이사회 의장은“베켄바워의 등장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말해, 베켄바워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의 깜짝 발표자로 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외신들은 가장 뒤처진 안시에 대해 ’아웃사이더’로 표현하고 있으며, 샤를 베그베데 안시 유치위원장 등이 천혜의 입지조건을 내세워 유치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성진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