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위너 토토가 또 바뀌었다.

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주인공은 잉글랜드의 루크 도널드(34). 도널드는 3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서리의 웬트워스 골프장(파71ㆍ7261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 마지막날 1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를 기록해, 이날 3언더를 친 현 세계랭킹 위너 토토 리 웨스트우드와 공동 선두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웨스트우드보다 좋은 성적을 거둬야 위너 토토에 오를 수 있는 도널드에게는 오직 우승컵만이 필요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에서 승부는 금새 갈렸다. 도널드가 3번째샷을 핀 5피트거리에 붙인 상황에서, 93야드를 남겨놓은 웨스트우드가 서드샷을 쳤으나 이것이 백스핀을 많이 먹으면서 그린 옆 워터해저드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 하나의 샷이 위너 토토자리의 주인공을 바꿔놓았다. 결국 도널드는 파를 잡았고, 웨스트우드는 더블보기에 그치면서 우승컵과 세계랭킹 위너 토토를 잉글랜드의 후배 도널드에게 내주고 말았다.

잉글랜드 선수가 세계랭킹 위너 토토에 오른 것은 1986년 세계랭킹제 도입이후 닉 팔도, 리 웨스트우드에 이어 도널드가 세번째다. 도널드는 “위너 토토라, 굉장히 듣기 좋은걸?”이라며 기뻐했다. “위너 토토 자리에 오르기위해 그동안 노력해왔다. 물론 웨스트우드와 마르틴 카이머가 무섭게 추격해올 것이라는 걸 잘안다”며 위너 토토 수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인정했다.

루크 도날드 (Luke Donald
루크 도날드 (Luke Donald

하지만 올시즌 위너 토토의 성적은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를 연상시킬 만큼 뛰어나다.

2월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도널드는 이후 혼다클래식(10위), 캐딜락 챔피언십(6위), 마스터스(4위), 헤리티지(2위), 취리히클래식(8위), 플레이어스챔피언십(4위) 등 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1승 포함 7차례 톱10에 들었고, 유럽대회 3개에 출전해서도 이번 대회 우승 포함 모두 톱10에 들었다. 그만큼 올시즌 도널드의 상승세는 대단했고, 위너 토토 등극이 머잖았음을 보여줘왔다.

도널드는 지난 달 헤리티지 대회에서 연장끝에 패하지 않았다면 위너 토토가 될 수 있었고, 지난 주 BMW 월드매치플레이에서도 결승에서 이언 폴트에 패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친 바 있다.

이로써 타이거 우즈가 위너 토토 자리에서 밀려난 뒤 ‘남자골프 왕좌’의 주인공은 6개월간 4번이나 바뀌는 혼전이 계속됐다.

지난해 11월 웨스트우드가 위너 토토에 오른 뒤 3개월만인 2월 독일의 신성 마르틴 카이머에게 밀려났고, 지난 달 웨스트우드가 다시 탈환을 했지만, 이번에는 도널드에게 빼앗기게 됐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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