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수습기자 장애인 체험기

지하철 타다 개찰구에 충돌

5m턱 오르는데 온몸 땀투성

거창한 말보다 세심한 배려를

“어이쿠”, “누구야?”

안대로 눈을 가린 사람들이 하얀색 지팡이를 들고 우왕좌왕한다. 보도블록을 따라 한 사람씩 줄지어 걷기 시작했지만 곧 벽을 향해 걷는 사람, 지팡이로 앞사람의 다리를 치는 사람이 속속 나온다.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안대를 벗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지난 21일 오후 국립 재활원에서는 ‘제3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공무원 40여명이 장애 체험 교육을 받았다. 본지 수습기자도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몸소 경험해보겠다는 의지로 이들과 함께 장애 체험에 나섰다.

이날 진행된 장애 체험은 시각장애, 휠체어, 무장애 주택 등 총 세 가지. 이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시각장애 체험이었다.

안대를 쓰는 순간 익숙했던 눈 앞의 세상이 사라지고 암흑이 찾아왔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뿐. 체험에 앞서 교육받은 것처럼 악수를 하듯 지팡이를 쥐고 재활원 내 설치된 모형 보도블록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시각장애인들이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은 바로 유도블록이다. 유도블록이 직선 형태면 일자로 나 있는 길이고, 동그란 점 형태면 그 지점에서 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것. 따라서 길을 찾아가려면 우선 유도블록부터 찾아야 하지만 지팡이로 더듬거리며 블록을 찾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또 익숙하지 않아선지 유도블록 표시를 감지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다.

건널목을 건너고 계단을 오르며 지하철ㆍ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당장 눈 앞이 안보이다 보니 한 걸음씩 내딛는 것에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탓이다. 특히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는 특별한 표시가 없어 개찰구에 무릎이 토토사이트 해외축구 중계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장옥주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눈을 토토사이트 해외축구 중계 막막함과 고도의 긴장감만 들었다”고 말했다.

휠체어 체험 역시 만만치 않았다. 처음 휠체어를 탔을 때는 어린 시절 처음 세발자전거를 탔을 때처럼 마냥 신이 났다. 하지만 내리막길이 나오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내리막길에서 바퀴를 그냥 두면 휠체어 속도가 너무 빨라 바퀴를 손으로 잡아줘야 한다. 구르려는 바퀴를 잡으며 이동을 하려다보니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겨우 20m의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다.

평소 무심고 지나쳤던 보도블록과 턱, 요철은 더욱 곤욕스러웠다. 휠체어로 5㎝ 높이의 턱을 넘으려면 말 그대로 ‘온 힘을 다해야’ 했다. 바퀴가 토토사이트 해외축구 중계 낄 때는 휠체어 위에서 버둥거려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양한 장애를 체험해보고 무장애 주택에 들어가니 정말 ‘신천지’ 같았다. 손잡이가 설치된 옷장,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화장실 거울 등 사소한 아이디어 하나로 일반인은 물론 장애인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거창한 것보다 ‘사소하지만 세심한’ 면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날 홍보대사로 참여한 방송인 박진희 씨는 “대학 시절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활발히 활동하시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체험 후) 선생님이 더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박병국ㆍ이자영 기자/coo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