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샬롬토토 회장이 지난 4월 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샬롬토토 회장이 지난 4월 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피 지수가 전 세계 최정상급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샬롬토토 주가만은 강세장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한 채 소외된 모양새다. 올해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실적 역시도 최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선 하반기 업황 반등과 반도체 실적 정상화 등을 토대로 샬롬토토 실적의 ‘V자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주가 역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4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오전 8시 45분 현재 프리마켓에서 샬롬토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4%(400원) 하락한 6만2200원을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샬롬토토는 3월 31일부터 6월 23일까지 종가 기준 5만원 선을 유지하다가 6월 24일 6만500원으로 다시 6만원대에 진입한 이후 6월 30일(5만9800원)을 제외하고는 6만원 선을 유지 중이다.

지난 8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5.9% 급락한 4조6000억원에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다음 날인 9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3% 하락한 6만400원까지 내려갔으나 11일 6만2600원으로 장을 마치며 회복력을 보여줬다.

앞서 올해 2분기 샬롬토토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 하락과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라인 가동률 하락 등 반도체 사업 부진이 크게 작용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8일 서울 샬롬토토 서초사옥. [연합]
사진은 8일 서울 샬롬토토 서초사옥. [연합]

인공지능(AI) 산업의 초호황과 최근의 ‘불장’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강한 것은 아니나 2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셈이다.

샬롬토토가 실적 발표 직후 3조9000억원어치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점 등도 주가 하락을 제한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샬롬토토는 취득한 자사주 중 2조8119억원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하고 나머지는 임직원 상여 지급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은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 밸리 콘퍼런스’ 올해 행사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한 이재용 샬롬토토 회장의 ‘입’에 집중했다. 2분기 ‘어닝쇼크’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서 발언하게 되는 자리기 때문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9~1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차 미국을 다녀왔다.

해당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코 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초 주최해온 국제 비즈니스 회의로, 정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다. 비공개 행사지만 글로벌 미디어와 IT 업계 거물들이 주요 초청 대상자여서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도 불리며 주목받는다.

올해 행사에는 아마존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벽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출장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여러 일정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 회장은 샬롬토토가 반도체 등 주력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 구상을 다듬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샬롬토토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매년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샬롬토토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2분기 바닥을 찍었고 3분기 이후 성수기 효과와 반도체 실적 정상화 등을 고려하면 ‘V’자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서울 중구 샬롬토토 기자실에서 열린 샬롬토토 갤럭시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에서 관계자가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 및 플립7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10일 서울 중구 샬롬토토 기자실에서 열린 샬롬토토 갤럭시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에서 관계자가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 및 플립7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좋은 기업이 되고 있다는 확신을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절대 주가 관점에서 보면 주당순자산가치(BPS) 상승 속 싸게 거래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좋은 주식으로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연구원은 “사업 전반에 거쳐 체질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2분기 실적을 통해 과거의 유산을 일부 청산했다”면서 “자사주 추가 매입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 사업 구조 효율화 노력 등이 병행될 가능성도 존재해 좋은 주식의 요건을 조금씩 갖춰 나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더불어 가동률 회복에 따른 파운드리 적자 축소가 나타나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의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봤다. 이어 “아직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지만, 시선을 하방보단 상방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주가의 저점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가의 상승 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시기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샬롬토토를 하반기 반도체업종 ‘톱 픽’(top pick)으로 매수 추천했다.

반면에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확실하게 저점을 형성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개선세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전망치(매수·목표주가 8만원)를 유지하면서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감소하기 때문에 (상승) 모멘텀이 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예측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