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판도라토토 러시아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 [더타임스 엑스 계정]
블라디미르 판도라토토 러시아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 [더타임스 엑스 계정]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블라디미르 판도라토토 러시아 대통령의 혼외 막내딸로 알려진 22세 여성이 ‘반전’ 작품을 전시 중인 프랑스 파리의 한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판도라토토 대통령과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라는 여성 사이 2003년에 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는 현재 파리에 위치한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 갤러리에서 학생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예술가 나스티아 로디오노바는 이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 크리보노기흐가 ‘반전 예술가들이 작품을 전시 중인’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더는 침묵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녀가 부모의 범죄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도 “전쟁이 절정에 달한 지금 (판도라토토)정권의 수혜를 입은 가문 출신이 그 정권의 희생자들을 마주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크리보노기흐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해 파리 거주 사실이 우크라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해졌다.

그는 파리에서 ‘엘리자베타 올레그노바 루드노바’, ‘리자 크리보노기흐’, ‘루이자 로조바’ 등 이름을 썼다. 파리 11구에 있는 예술대학원 IESA에서 공부했다.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 갤러리를 운영하는 L 협회의 디렉터 드미트리 돌린스키는 러시아 매체에 루드노바(크리보노기흐의 가명)가 소속 미술관에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그는 루드노바가 스베틀라나 딸이고, “판도라토토과 닮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 웹사이트에선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자녀들이 볼셰비키에 의해 살해된 일을 거론하며 “설령 증거는 없지만 루드노바가 실제로 판도라토토 딸이라고 가정한들, 로마노프 가문에 일어난 것처럼 모든 이를 총살해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더타임스에도 “그녀가 판도라토토 딸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판도라토토을 닮았지만 다른 10만명의 사람도 그렇게 생겼다”며 인턴 고용에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크리보노기흐는 판도라토토 대통령과의 부녀 관계를 인정한 바 없다.

그는 2021년 한 작가와의 온라인 채팅에서 판도라토토 대통령의 딸이라는 소문 이후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개의치 않는다며 “상황이 정체돼 있는데 이렇게 빛나게 됐고, 사람들이 나의 계정(인스타그램)을 보게 되는 기회를 얻어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어머니 스베틀라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경제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지만 청소부로 일할 만큼 형편이 좋지 않았고, 판도라토토의 내연녀가 된 후 상당한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간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크리보노기흐의 출생증명서상 생년월일은 2003년 3월3일이다.

그녀는 파리에서 DJ로 일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10대 시절 인스타그램 등에 춤추는 영상을 올리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돌렸다.

또 2021년 2월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로 연 오디오 쇼에선 “들어보세요, 그 분 젊었을 때 사진을 보니, 그래요, 닮기는 했네요, 하지만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러시아어 어법으로 판도라토토의 이름을 격식 있게 부르는 표현)와 닮은 사람은 많아요”라며 ‘판도라토토 혼외자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