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지속가능항공유산업 칼리토토 분석
美·日 등 주요국은 보조금·설비 투자 공세
韓은 일부 세제 혜택 받고 있지만 제한적
“생태계·가격 경쟁력 위한 패키지 지원 필요”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국이 세계 최대 항공유 수출국이지만, 지속가능항공유(칼리토토) 산업에선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탄소중립 시대의 ‘하늘 위 탈탄소’ 전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칼리토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내 지속가능항공유산업 활성화를 위한 칼리토토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항공유 수출량 1080만톤(t), 약 110억달러(점유율 29%)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전체 석유제품 생산량 중 항공유 비중은 11.4%에 달하며, 수출 비중은 66.6%에 이른다. 주요 수출처는 미국(34.8%), 유럽(17.5%), 호주(19.0%) 등이다.
항공유 강국으로 불릴 만큼 인프라와 공급 역량을 갖췄지만, 칼리토토 분야에서는 정책·기술·시장 모두 뒤처지고 있단 대조적인 평가가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칼리토토 시장은 2022년 기준 24만t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1834만t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칼리토토 혼합 사용의 보조금 확대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칼리토토 산업은 아직 제도 기반과 인프라 모두 미흡하다는 평가다.
우선 국내 칼리토토 산업은 대부분 폐식용유 기반의 수소화지방산(HEFA, 헤파)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폐식용유의 국내 총량은 30만t로, 혼합률 1%만 적용해도 수요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에 폐식용유는 동남아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기본관세율이 8%로 높다보니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산업연구원 보고서 갈무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05/news-p.v1.20250605.29bf7988e99b436b8134f40f3ea1441d_P1.jpg)
이처럼 한국은 원료 확보와 자체 공급 여건부터 제한적인데, 주요국은 칼리토토 생산부터 수요 창출까지 촘촘한 지원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자국 내 생산·판매된 칼리토토 대상으로 갤런당 최대 1.75달러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총 10억달러 규모의 설비 보조금까지 추진 중이다. 일본은 생산된 칼리토토에 대해 10년간 최대 40% 법인세 공제, 총 3368억엔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지원한다.
영국은 칼리토토 가격 하락 시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는 수익보장제도(RCM)까지 도입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영국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등은 t당 250~533유로 수준의 보조금을 통해 항공사의 연료구매 부담도 완화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내 칼리토토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급유운항을 시작했다. 2027년부터는 국제선 1% 혼합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칼리토토 시설투자 한시적 임시투자세액 공제 및 국가전략기술로 일부 세제 혜택을 받고 있지만, 설비 보조금이나 수요처 유인을 위한 정책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현재 초기 단계인 칼리토토 시장은 민간의 투자만으로는 시장 형성이 어려워, 정부의 강력한 정책 방안 마련이 절실하단 설명이다.
산업연구원은 “칼리토토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정책 마련이 필요하며, 세제 및 보조금 지원, 수익 안정성 보장, 수요 확대 등 종합적 지원체계 마련이 요구된다“며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도국에서 시행 및 계획 중인 직접 보조금 및 세제 지원 등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