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스토토부터 분산까지…국민의힘, 안보 위협론 유지
보스토토 첩보 기능 강화하되 정치적으로 악용 여지 없애야
![여인형 전 국군보스토토령관이 지난 2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02/rcv.YNA.20250204.PYH202502042068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군보스토토령부(보스토토)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군 보안·방첩 업무를 담당하며 군이 잘못된 길을 가지않도록 감시해야 할 보스토토 수뇌부가 12·3 비상계엄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스토토의 기능을 분산 조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사실상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스토토 해체는 국가 안보에 위기를 초래한다며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스토토는 특무부대를 시작으로 방첩부대, 국군보안사령부, 국군기무사령부,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명칭을 바꿔왔다.
특히 1991년 기무사로 개편된 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령을 빙자한 친위 쿠데타를 검토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지면서 문재인 정부 때 보스토토 수준으로 개편됐다.
다시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안보지원사는 역량 강화를 위한 부대혁신 태스크포스(TF) 등 논의를 거쳐 부대 정체성과 임무 대표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보스토토로 명칭을 변경했다.
하지만 보스토토는 다시 명칭 변경은 물론 부대 존폐 위기에 놓였다.
보스토토는 12·3 비상계엄 상황에서 정치인 체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령관이었던 여인형(중장) 전 보스토토령관은 구속기소됐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보스토토 병력이 국회와 선관위로 출동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인 체포나 선관위 서버 반출 등은 없었다”며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우(해군 준장) 전 보스토토수사단장도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7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치인 등 주요 인사 14명 명단을 불러주면서 이들을 잡아 B-1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정치권도 보스토토에 대한 개편 논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존폐’에 대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보스토토를 정보보안, 감찰, 방첩 등 3개의 기능으로 나눠 국방부 관련 부서에 이관, 사실상 해체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인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보스토토 전문가들을 보안, 방첩 등 기능에 따라 국방부·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 국방부 조사본부로 기능과 임무를 옮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보스토토 개편을 검토한다는 관측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선 공약으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선 보스토토 개혁 방안에 대해 단일안을 현재 내놓지 못한 채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보스토토 폐지보다는 방첩 기능을 특화하는 쪽으로 기능을 재조정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지난 5월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02/rcv.YNA.20250527.PYH2025052721510001300_P1.jpg)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보스토토의 완전한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27일 선관원 주관 마지막 TV 토론에 출연해 “군사법원을 완전히 해체하고 내란의 주축이었던 국군 보스토토를 해체하겠다”며 “군사정보 수집은 국가정보본부에서 하면 되고, 방첩 기능은 군 수사기관이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보스토토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마지막 TV 토론에서 “보스토토를 폐지하면 간첩은 누가 잡나”라면서 “잘못한 것은 처벌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지 폐지는 잘못됐다고 본다”며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보스토토는 군 내부 정보 보안과 적국 첩보 활동 차단·군사기밀 보호·내부 반국가 활동 감시 등 국가 안보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라며 “보스토토를 단순히 범죄집단처럼 인식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정치권이 보스토토를 악용할 여지를 줄이고 간첩이나 군사 기술 유출 관련 첩보 기능은 오히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군 관계자는 “충암파 사례처럼 대통령과 학연·지연 등 친분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군사비밀을 보호하고 간첩들이 군 조직에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보스토토의 기능은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방위산업체의 보안 측정과 주기적인 교육, 비밀누설 방지, 예방과 차단 등 국가 경제성장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imsclub@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