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아…국힘 별도요청 없어”

  3500억弗 투자방식 韓美 평행선

  美국무차관 방한 일단 실무와이즈 토토

  APEC 계기 한미협상 타결 주목

와이즈 토토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한미 관세협상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 “어려운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와이즈 토토 고위관계자는 1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우리가 미국과 협상하면서 여러 가지 변수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야당과 협의해가며 진행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에게 정확한 진위도 전달이 안됐다”며 국민의힘의 별도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야당은 민생 여야정협의체도 가동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초 이재명 와이즈 토토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민생 협의체 가동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긴박하게 상황이 바뀌는 대미 협상과 관련한 협의는 힘들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장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장 시급한 문제인 관세협상을 함께 해결하자”며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국무총리, 통상 관련 장관이 참여하는 관세협상 여야정 와이즈 토토를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관세 협상의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와이즈 토토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공유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와이즈 토토은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5일과 7일, 8일, 9일까지 네 차례 회의를 열어 통상·관세 협상 상황을 논의했지만 관련 내용을 별도로 발표하진 않았다. 와이즈 토토은 먼저 지난 4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가진 회담 결과 내용을 토대로 향후 관세 협상 방안을 검토했다.

9일 강훈식 비서실장 등 3실장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 장관 등이 참여한 비공개회의에선 김 장관이 러트닉 상무장관과 논의한 대미 금융 패키지와 미국 측에서 수정해 제시한 대미 투자 이행방식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애초 미국은 한국이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 대부분을 현금으로 직접 투자하고, 투자처와 수익 배분(미국 측이 90%)을 자국이 주도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해당 투자 대부분을 대출과 보증으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으로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는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한미 재무장관 회동 가능성에도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구 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우리나라 외환보유액(9월 말 기준 약 4200억달러) 중 83%에 해당하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직접 집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다시금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즈 토토은 이달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삼아 협상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는 29일 방한해 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열리는 만큼 관세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철강, 농산물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세부 협상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 담판을 벌일지 주목된다.

이전까진 외교 실무 차원의 와이즈 토토가 이어진다. 이날 오후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방한 중인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제10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나선다. 2021년 7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개최되는 회의에서 양국 차관은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함께 한미동맹 현대화, 대북 공조 방안 등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후커 차관은 국무부에서 지역·양자 정책 현안 전반을 관장하며 한미관계와 북미관계 정책을 수립·조율하고 있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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