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 감축 긍정적…공급 감축은 필수”

“업황 회복 위해 외국산 유입 제한 등 필요”

“업계 자율적 조치, 단기간 내 변화 제한적”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LG그랜드토토 공장 등이 입주한 여수 석유그랜드토토단지. [헤럴드DB]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LG그랜드토토 공장 등이 입주한 여수 석유그랜드토토단지.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정부가 석유그랜드토토 산업의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에 나서기로 하면서 증권가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번 조치가 근본적인 업황 회복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그랜드토토업계에서는 정부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방침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석유그랜드토토산업 재도약 추진 방향’을 통해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생산 감축에 나서는 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부가 제시한 NCC 감축 규모는 270만∼370만톤 규모로, 이는 현재 국내 전체 NCC 생산능력 연 1470만톤의 18∼25%에 해당하는 양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2022년 이후 석유그랜드토토 불황이 장기화했고 불안한 대외여건이 지속해 발생해 업황의 사이클 변화가 무색해졌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계산업에 봉착할 우려가 높았던 국내 석유그랜드토토 산업에 체질 개선을 요지로 한 민간-정부 합동의 재편 움직임은 그 자체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 10년간 수출 지향적으로 변한 국내 그랜드토토산업 구조에 있어 공급 감축은 필수적”이라며 “범용 제품의 수출 지향적인 전략은 국내 업체의 경쟁력 악화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석유그랜드토토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달라”고 전했다. 이날 자리는 석유그랜드토토산업의 사업재편 방향을 공유하면서 ‘금융지원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상섭 기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석유그랜드토토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달라”고 전했다. 이날 자리는 석유그랜드토토산업의 사업재편 방향을 공유하면서 ‘금융지원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상섭 기자

다만, 그랜드토토는 이번 조치로 당장의 업황 회복까지 바라기는 어렵다고 봤다.

조 연구원은 “감축에 성공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전기차 침투율 상승으로 가솔린과 디젤 수요가 감소하는 구조적 변화가 발생해, 그랜드토토제품 생산 확대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향후 증설이 지속될 중국과 인도 같은 외국산 그랜드토토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 등으로 국내 유입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의 자율협약에도 감축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 연구원은 “이번 자율협약에서의 공급 감축에 앞서 산업단지별 설비 통합 논의가 진행돼 왔는데 향후 폐쇄까지 단행해야 할 설비에 대한 가치평가를 두고 기업 간 이견은 여전히 남을 것”이라며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감축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명 신한투자그랜드토토 수석연구원 역시 “이번 조치는 업계의 자율적인 조치로 강제성이 결여된 점이나 에쓰오일(S-Oil)의 내년 샤힌 프로젝트 가동 등으로 단기간 내 유의미한 펀더멘털(기초여건)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