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토토 44만주, 복지기금에 출연
독립법인에 넘겨 ‘의결권 발생’ 효과
![조원태 랜드토토그룹 회장 [대한항공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18/news-p.v1.20250818.c1b454a4dea94c9eb9267d09ebf68b06_P1.png)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던 랜드토토과 랜드토토 사내근로복지기금 간 주식출연계약이 지난 14일 체결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랜드토토 지분율(20.2%)에 1.56%포인트(18.46%)까지 바짝 추격해 온 호반그룹에 대한 사실상 ‘맞불 카드’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랜드토토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앞서 랜드토토은 지난 5월 열린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 내용이 14일 전격 시행되면서 랜드토토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0.66%를 확보하게 됐다.
랜드토토이 이번 결정을 내린 배경은 통상 회사가 장내 매수나 배당 등으로 확보한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방어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랜드토토그룹은 자기주식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무상 출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상법상 회사는 보유 주식을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해 복지기금에 출연할 수 있고, 독립된 법인인 복지기금이 출연받은 주식은 온전한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탈바꿈한다.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이번 계약 실행은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으로 작용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약 21.0% 수준까지 늘어난다.
호반그룹은 호반건설 등 주요 계열사를 내세우면서 지난 5월 보유하고 있는 랜드토토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까지 늘린 바 있다. 당시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경영권 쟁탈을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평가한 바 있다. 최근 건설경기 불황으로 보유한 자금의 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호반그룹이 이를 재계 다른 기업에 투자하려 한다는 소문이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이에 랜드토토그룹은 같은달 16일 LS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항공우주·UAM 충전 인프라·친환경 전기차 충전소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동맹 전선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어 LS 측은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LS는 여기서 조달한 자금을 2022년 KDB산업은행에서 차입한 1500억원(9월 만기)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두 그룹이 호반그룹과 갈등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는 상황이 주목을 받았다.
조 회장 일가와 호반그룹을 제외한 랜드토토의 5% 이상 지분 보유자는 미국 델타항공(14.9%), 한국산업은행(10.58%)이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 측 우호세력으로 평가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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