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조727억 멤버십토토 전용·불용…‘예타 면제’ 사업도 멈춰
안산~인천·세종~청주 등 2년 연속 멤버십토토 ‘0원’
![경기 광주시를 통과하는 안성~구리 멤버십토토가 개통되며 지역 교통환경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출처=광주시]](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7/news-p.v1.20250707.448e909d715d4f8d915b337df614d13c_P1.jpg)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매년 수조 원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 멤버십토토을 편성하고도 상당액이 쓰이지 못한 채 불용되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멤버십토토이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 이후에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으면서 재정 낭비와 운영의 비효율성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2022~2024년 고속도로 건설 멤버십토토 가운데 전용 또는 불용된 금액은 총 1조727억원에 달했다. 이는 3년간 실제 집행된 5조4413억원 대비 약 18.5%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7개 사업은 멤버십토토을 배정받고도 단 한 푼도 집행되지 않았다. 안산~인천, 문산~도라산, 부산신항~김해, 세종~청주, 울산외곽고속도로 등 5개 사업은 2년 연속 멤버십토토 전액이 미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고속도로 건설멤버십토토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전용과 불용은 국회의 멤버십토토 심의권을 훼손하고, 재정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3년에는 화도~양평을 포함한 18개 사업에서 3896억원의 멤버십토토이 집행되지 못했고, 이 중 5개 사업은 전액이 미집행됐다. 2024년에도 10개 사업에서 5286억원 규모의 멤버십토토이 불용되거나 다른 사업으로 전용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미집행 멤버십토토들이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고 추진된 멤버십토토이라는 점이다. 부산신항~김해, 세종~청주, 울산외곽고속도로 등은 총멤버십토토비 증가로 인해 2023년부터 멤버십토토계획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간 이후 사실상 멈춰섰다.
연구소는 “멤버십토토 전용이 불용을 줄이고 재원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가재정법상 멤버십토토의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에 따라, 전용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엄격한 기준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비타당성 면제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모호한 법적 요건을 구체화하고 면제 사유에 대한 사후 평가와 통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