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 ‘유학생 SNS 검증’ 움직임 파문

‘기업이 이메일로 내 SNS 조사한다’ 풍문에

토토사이트 썸 장의사 찾아 과거 흔적 지우는 취준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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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이트 썸경제=박지영·안효정 기자] #. 4년제 대학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영상 제작 업체에 취업 준비 중인 박모(24) 씨는 두 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기업에 제출한 이력서에 나온 이메일을 보고 인사팀에서 소셜미디어(SNS)를 찾아볼 수 있다고 들어서다. 박씨는 기업에 제출할 용도의 계정을 따로 만들고 기존에 활용하던 페이스북 게시물은 모두 지웠다. 그는 “사생활인 SNS를 들여다본다는 건 싫지만 인사팀 입장에서는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쪽이 지워야지 어쩌겠냐”고 토로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에서 공부하려는 유학생·연구자의 SNS를 들여다 보고 비자를 내주는 정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국가가 사생활과 머릿속까지 검증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유학생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취업 시장에도 이 SNS 검증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원자를 대상으로 기업이 암암리에 SNS를 확인한다는 소문을 들은 취업준비생들은 자기 계정을 정리하거나, 과거 흔적을 지우기 위해 토토사이트 썸 장의사까지 찾고 있다.

기업들이 지원자의 SNS를 살핀다는 건 새로운 얘긴 아니다. 대놓고 입사지원서에 SNS 계정을 제출하지 않아도 지원자의 이메일에서 아이디 등을 검색해 SNS를 찾거나 연락처를 가지고도 페이스북을 둘러본다는 것이다.

최근엔 이런 걱정으로 디지털 토토사이트 썸 찾는 취준생도 있다. 디지털 장의사 업체인 산타크루즈컴퍼니 관계자는 “학교 다니면서 SNS 등에 정치색이 진한 글을 적었던 분들이나, 노동운동을 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 계정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이 한 달에 4~5건씩 온다”며 “기업들이 SNS를 안 본다고 해도 다 들여다본다. 이메일, 동아리 이름, 전화번호 이런 걸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토토사이트 썸 장의사 업체인 탑로직 관계자는 “자신의 고민이라던가 연인관계 등 내밀한 사생활을 언급한 SNS 게시물도 취업할 땐 신경이 쓰여서 지워달라는 요청이 온다”며 “제가 봤을 땐 크게 신경 쓸 내용이 아닌데 혹시 문제가 될지 몰라서 과거를 지워달라고 한다”고 했다. 흡연경력 등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진 등을 취업 전 미리 정리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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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입장에서는 SNS도 스펙이 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직무와 연관이 있는 경우 SNS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부당하게 느껴지진 않는다면서도 개인 평판이나 과거 등을 살펴보기 위해 SNS를 염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디자인 회사에 취업 준비 중인 곽지열(26) 씨는 “미대를 나온 학생들은 대부분 개인 작업용 SNS를 운영 중이다. SNS가 곧 포트폴리오인 셈”이라며 “SNS를 관리하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으니 그런 지점에서 SNS를 제출하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사생활을 확인하기 위해 SNS를 둘러보는 건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직무를 준비 중인 김혜음(26) 씨는 “애초에 이력서를 받는 이유가 기업 입장에서 상대에게 원하는 정보를 상세히 받기 위함인데 개인 SNS까지 들여다보면 공개적으로 요청하기 어려운 정보를 몰래 염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본다”며 “어떤 지원자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느냐. SNS를 보는 건 지원자 입장에서는 난감하고 무력해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업에선 본인이 직접 제출하지 않은 이상 SNS 등을 살펴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모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올려둔 SNS를 살펴볼 순 있지만 별도로 SNS를 뒤져보는 식으로 평판조회를 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링크드인은 많이 활용하는데, 게시물에 남겨진 댓글 등에서 좀 튀어 보인다거나 회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글로 써놓는 지원자는 피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준생이 자신의 SNS를 관리하는 건 전형적인 감시 사회에서 순종하는 형태로 기업으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통제한다고 볼 수 있다”며 “나중에는 개인의 인권이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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