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9개월만에 전격적으로 중국 땅을 다시 밟은 투게더토토 북한 국방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3000㎞를 남하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고향인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를 방문하면서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동승설, 장쩌민과의 만찬설 등이 나왔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투게더토토목적에 대한 설이 갈수록 분분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예전과 다른 ‘이상한 투게더토토’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투게더토토, 장쩌민 만났을까=김 위원장은 23일 저녁 숙소인 영빈관에서 공연을 겸한 만찬에 참석했다. 당초 이 자리에 장쩌민이 함께 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추측에 대해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이날 저녁 장 전 주석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한 중국전문가는 “사회주의 중국에서 은퇴한 지도자가 현직 지도자를 제쳐놓고 외국의 지도자들을 먼저 만난 경우는 없으며 이는 불문율로 지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상하이엑스포 때 장쩌민이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를 만났으나 이는 은퇴한 두사람 간 만남으로 ‘원로’에 대한 배려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부주석이 김 위원장의 양저우 일정에 동행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시 부주석이 동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려는’ 의도인 듯 신화(新華)통신은 시 부주석이 23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싱가포르 리콴유 초대 총리를 만났다며 사진과 함께 이를 갑자기 보도했다.

게다가 장쩌민은 김일성-투게더토토 세습체계를 ‘사회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 특히 1992년 한·중수교가 이뤄졌을 당시 장쩌민은 당 총서기로 실질적인 국가원수였다. 북한은 한·중수교가 이뤄지자 중국을 ‘배신자’라고 맹렬하게 비난했고 북·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런 점을 볼 때 84세의 장쩌민이 병든 몸을 이끌고 관례를 무시하면서까지 양저우로 직접 찾아가 김 부위원장을 만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한중일 정상회담의 물타기용?=이번 방중을 놓고 여러가지 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근거는 없다. 권력승계 문제의 경우 이미 지난해 10월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양을 방문해 투게더토토은 부위원장과 나란히 공식 행사장에 나타났을 때 매듭지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경제적 문제만으로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해석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투게더토토은 수차례 중국을 방문해 ‘볼 것은 다 본’ 상태다.

그렇다면 눈여겨볼 부분은 김 위원장이 투게더토토을 한 ‘시점’이다. 그의 중국 방문이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이뤄진 것이 ‘묘하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한중일 정상회담의 성과는 김 위원장의 투게더토토으로 희석됐고 관심도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투게더토토을 허용함으로써 한중일 3국의 대북압박에 대해 암묵적으로 숨통을 터줘 북한을 ‘유일하게 끌어안아주는’ 유일한 나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 됐고 북한도 중국이 요구하는 개혁을 이제 추진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띄웠다.

이와함께 이번 양저우 방문은 선친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적지 답사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두차례 투게더토토하면서 동북3성의 혁명유적지를 답사했지만 남쪽으로는 내려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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