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회> 적과의 동침 31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영화 ‘원초적 본능’을 되새겨보기로 하자. 헐벗은 남녀가 뜨겁게 정사를 벌이다가 여자가 남자를 얼음송곳으로 찔러 살해하는 것으로부터 그 영화는 시작된다. 형사 ‘닉’으로 분장한 마이클 더글러스가 여주인공 샤론 스톤을 살인범으로 지목하는 장면까지는 그런대로 껌도 씹어가며, 혹은 팝콘이라도 먹어가며 관람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장면 이후, 영화감상을 하러 온 수많은 젠틀맨들이 숨을 할딱거릴 토토사이트 토실장 없었던 이유는 야릇한 각선미와 함께 드러나는 샤론스톤의 아찔한 관능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충동적인 욕망! 슬립가운 아래로 이어지는 그녀의 각선미를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훑은 젠틀맨들은 누구라도 그녀에게 무죄를 선언했을 것이라 믿어진다. 왜냐고? 수컷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관능미에 얼이 빠지고야 말았던 테니까….

성난 말발굽에 걷어차이듯 유리의 하이힐에 일격을 당한 유호성이 한동안 어리바리 했던 이유도 유리의 아찔한 관능미에 주눅이 들어서였다. 하이킥을 시도하기 위해 번쩍 다리를 들어 올린 그녀의 모습을 샤론 스톤이 보았다면 혹시 서러워서 울고 가지는 않았을까?

“죽이는군. 한 번만 더 질러 봐요.”

“뭐라고요?”

“허벅지가 예쁘다고요, 김지선보다 훨씬!”

입구를 자동차로 틀어막은 축사는 4면이 모두 막힌 셈이어서 꽤 어두웠다. 그러나 하단부는 가림막이 없는 상태라 희미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으니 들어 올린 허벅지 안쪽으로 광채가 반짝 흐를 토토사이트 토실장. 마치 미술실에서 엇비슷하게 광채를 받은 아그리파나 비너스 석고상의 분할된 면을 보는 느낌이었다.

“앗 뜨거워!”

충동적인 욕망에 빠진 유호성이 또다시 그녀 위에 엎어지자, 유리는 보닛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 번 그를 힘껏 내질렀다. 지글지글 타오르는 엉덩이로부터 비롯된 하이킥은 미치도록 요염한 자태로 이어졌다.

“어이쿠, 턱이야!”

빨간 하이힐이 눈앞에 번쩍이고, 발목으로부터 종아리, 허벅지로 이어지는 라인이 무척이나 매끄럽다고 여겨지는 순간, 호성의 눈에서 별이 튀었다. 그 찬란한 허벅지의 안쪽은 혹시 은하계로 연결되어 있지나 않은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도 무수한 별이 눈앞을 맴돌 수 있는 것인지.

“어머, 미안해요. 너무 뜨거워서… 어쩔 수 없었어. 내가 일어설게요. 이번엔 호성 씨가 보닛 위에 누우세요.”

그녀의 제안에 유호성은 허겁지겁 보닛 위에 상체를 눕혔다. 급했던 것이다.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몸이 달아오른 호성은 이미 레이싱 경기장 그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든 지 오래였다. 저 멀리 체커 깃발이 보이는 곳을 향하여 오로지 달려야만 하는 숙명의 레이서가 되었다는 말이다. 상상을 덧붙이자면 그는 성능 좋은 F1 머신을 몰고 마지막 헤어핀을 도는 기분이었다. 이제 헤어핀을 벗어나기만 하면 직선 주로가 펼쳐질 판인데 콕핏(조종석) 등받이가 너무 뜨거운 것이 흠이었다.

원래 F1 머신의 콕핏 온도는 섭씨 1000도에 이르는 카본브레이크의 근접 열과 아스팔트 복사열 등으로 인해 낮게 잡아도 섭씨 40~50도에 달한다. 더구나 수백 km를 달려 결승선에 이르기 직전에는 극도로 뜨거워지는 법이다. 실제로 콜롬비아의 레이서 ‘후안 파블로 몬토야’는 경기 중에 엉덩이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제야 할 만 하네. 그대로 꼼짝 말고 누워있어요. 알았죠?”

유리는 실크 스커트를 허리 위로 감아올리며 호성의 허벅지 위에 걸터앉았다. 그녀는 골프선수였으므로 호성의 허벅지에 올라앉은 모습도 마치 챔피언 퍼팅을 앞두고 쪼그려 앉아 퍼팅라인을 읽는 모습과 흡사했다. 언뜻 야성을 뿜어내는 것 같으면서도 우아한 품위가 드러나더라는 말이다. 호성은 그녀의 우아함에 감격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감격에 젖어 그녀를 바라보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혹독했다. 그 역시 엉덩이가 너무 뜨거워 허물이 벗어질 판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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