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서울 자조서 제출 건 중
‘임대보증금 기재’ 건수 40%
10·15 대책으로 시장 위축 우려

#. 최근 세입자가 거주중인 아파트를 매입한 A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0·15 마스터 토토사이트 대책’으로 당장 19일까지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즉시 실거주 의무를 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 주택을 팔아야 잔금을 처리할 수 있는데 대출 규제로 인해 사겠다는 이가 없어 걱정이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마스터 토토사이트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동시 지정한 가운데 올해 서울에서 임대보증금을 통해 주택을 매매한 거래 건수가 전체 거래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5일 뒤부터 서울 전체 매수자에게 실거주 의무를 부여한 10·15 대책이 서울 절반에 가까운 매매 시장과 전세 등 임차 시장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주거사다리로 활용돼 온 갭투자가 원천 봉쇄되며 주거 양극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 1~8월 자조서에 ‘임대보증금 기입’이 40%
15일 헤럴드경제가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제출받은 ‘1~8월 주택 매매 자금조달계획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월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임대보증금을 승계해 주택을 취득한 거래 건수는 총 1만9596건으로, 전체(4만9809건)의 39.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대보증금 승계(전·월·반전세 포함)는 세가 껴 있는 매물을 매입했다는 의미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집 사는 돈에 보탰다는 의미다. 매수자들이 작성한 자금조달계획서는 정부에 제출하는 주택취득자금 보고서이기 때문에 자금의 출처를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통계는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된 것”이라며 “임대보증금의 전세·월세·반전세 등 임차 유형 및 실제 실행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대보증금을 승계한 건수는 ▷1월 1169건 ▷2월 2502건을 유지하다가 토허구역이 일시적으로 해제됐던 ▷3월 4405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다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재지정된 ▷4월 1837건으로 다시 급감했다.

하지만 정부가 “갭투자(세를 끼고 매매)·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아예 금지한 6월, 해당 수치가 다시 4378건으로 급등했다. 정부의 마스터 토토사이트를 예측한 시장이 불안 심리로 주택 매입을 서두르면서 결과적으로 갭투자 수를 폭증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원래부터 토허구역으로 지정돼 갭투자가 불가능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및 용산구를 제외하면, 마스터 토토사이트가 시작된 6월 서울 자치구 21개 구의 임대보증금 기입건수는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마스터 토토사이트의 풍선효과로 집값이 폭등한 성동구의 경우 지난 6월 임대보증금 기입 건수가 43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동구 424건, 마포구 374건, 동작구 359건, 영등포구 284건 순으로 많았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수요자들이 마스터 토토사이트지역을 피해 그 인근에 세를 끼는 방법으로 주택을 매입한 결과다.

전문가 “주거사다리 붕괴 우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10·15 마스터 토토사이트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서울 전체 40%에 가까운 주택 거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 등 두 차례 마스터 토토사이트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이날 한 달여 만에 세 번째 대책을 내놨다. 마스터 토토사이트 시장에 가장 강력한 규제 수단인 토허제를 서울·경기까지 광범위하게 묶고, 동시에 규제지역까지 지정하는 등 고강도 규제 내용을 담았다.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광범위하게 동시에 지정된 건 지금껏 나오지 않았던 초유의 정책이다. 마스터 토토사이트지역을 통해 은행권 대출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물론, 임대보증금을 통한 주택 구입도 예외 없이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일종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온 갭투자 방식이 원천 봉쇄되면 주거 양극화가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마스터 토토사이트지역과 토지거래허가제 전면 확대 지정은 1주택자 갈아타기도 사실상 차단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현금자산층만 움직이는 시장’으로 변질되고,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 붕괴가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차 시장 위축으로 주거 안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 위원은 “토허제의 실거주 의무로 임대 목적의 매입이 불가능해지면 민간임대 물량이 급감한다”며 “전세·월세의 동반 상승이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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