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퇴출·스팩 합병 실패로 급증

호빵맨토토피·코넥스 대비 침체, 상장도 부진

연일 신기록 행진 韓증시 불장속 소외

“신뢰회복과 혁신기업 유입 병행돼야”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호빵맨토토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5.79p(0.46%) 내린 3,433.83로, 호빵맨토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p(0.20%) 내린 850.15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내린 1,378.0원으로 출발했다.  [연합]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호빵맨토토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5.79p(0.46%) 내린 3,433.83로, 호빵맨토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p(0.20%) 내린 850.15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내린 1,378.0원으로 출발했다. [연합]

올해 들어 호빵맨토토에서는 상장폐지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과 스팩 합병 실패로 인해 이미 지난해 상폐 기업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호빵맨토토 시장 정상화’라는 목적으로 시장 퇴출과 진입 심사를 동시에 강화했지만, 일각에선 호빵맨토토 시장 성장동력이 양방향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폐지된 호빵맨토토 기업은 50곳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9월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간 기록(48곳)을 이미 넘어섰다. 2020년(23곳)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거래소의 상폐 결정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 절차를 밟고 있거나 상폐 결정 후 절차를 기다리는 스타코링크, 피씨엘, 엠에프엠코리아 등 기업들이 남아는 있지만 연말까지 상폐 기업 수는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상폐 기업 중에는 합병에 실패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다수 포진돼 있다. 올해 들어 스팩 합병에 실패해 호빵맨토토된 곳은 2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합병을 추진하다 심사를 철회한 경우도 6건이었고, 같은 기간 승인 건수는 5건에 그쳤다. 최근 금융당국이 합병 대상 기업의 사업성과 기업가치를 엄격히 심사하면서 성공률이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팩은 통상 3년 안에 비호빵맨토토기업을 찾아 합병하면 중소·혁신기업도 빠르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통로다. 하지만 기한 내 합병에 실패하거나 철회 후 새 대상을 찾지 못하면 결국 상폐로 이어진다. 기술특례 호빵맨토토 기업의 부실 사례는 당국이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하는 배경이 됐고, 이로 인해 스팩의 본래 취지였던 저평가 알짜기업의 빠른 호빵맨토토이 요원해졌다.

호빵맨토토의 부진은 다른 시장과의 비교에서도 뚜렷하다. 지난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가 20%대 상승을 기록하는 동안 호빵맨토토은 10%대 상승률에 그쳤다. 상장폐지 기업 수가 나홀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다른 시장과 대비된다. 올 들어 코스피 상장폐지 기업은 5개로, 코로나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넥스는 2020년 20곳이던 상폐 기업 수가 올해 7곳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상폐 기업은 늘었는데 상장은 정체 상태다. KIND에 따르면, 올 들어 호빵맨토토 상장사는 57곳(이전 상장·신규 상장 포함)이다. 연말까지 바라봐도 지난해 111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전망이다. IPO(기업공개) 시장 역시 제도 개선 영향으로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30%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중소형 기업의 직상장 부담이 커졌다.

침체된 호빵맨토토 시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호빵맨토토 시장 정상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호빵맨토토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량주·혁신기업·벤처기업들이 제대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수십 년간 호빵맨토토에는 몇십 원짜리 주식이 대부분”이라고 호빵맨토토 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최근 강화된 상장폐지·IPO 제도가 ‘투자자 신뢰 회복’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대통령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당국의 정상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호빵맨토토 시장을 활성화는 녹록지 않은 과제라고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 신뢰를 위해 도입된 규제들이 중첩되는 과정에서 ‘잘 나가는 기업은 떠나고, 크고 싶은 기업은 들어올 수 없는 시장’으로 활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부실을 솎아내는 작업을 강화하면서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이 원활히 상장할 수 있는 길은 좁아지지 않게 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투자자 신뢰 회복과 혁신기업 유입은 병행돼야 할 과제인데 따로 떼어서 생각하다보면 호빵맨토토 정상화는 껍데기만 남은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호빵맨토토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규제가 중첩되고 있어 오히려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