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주년 국립발레단 안무가 프로젝트
최다 무용수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최다 안무가 이영철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야생마 같은 소년에서 예술가로”
“이영철은 후배들이 꿈꾸는 바람직한 미래”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이 출연한 KNS 무브먼트 시리즈 중 박슬기 안무작 ‘콰르텟 오브 더 솔’ [국립발레단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01/news-p.v1.20250829.f5df0b9d211d407c86a291585aff8b3d_P1.jpg)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폭발할 듯 솟구치는 강인함, 압도적 존재감…. 등장만 하면 ‘시선 강탈’이다. 미쳐 날뛰는 에너지와 연약한 소년성을 동시에 갖춘 주인공.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명실상부 국립발레단의 간판이자 안무가라면 한 번쯤 무대에 세우고 싶은 발레리노다.
“고등학생 때의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이는 그냥 야생마였어요. 길들지 않은 모습과 광기를 가졌어요. 등장만 하면 작품의 활력이 확 사는 데다 존재감이 확실하니 누구나 함께 하고 싶어 하죠.” (이영철)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국립발레단 지도위원 이영철(47)은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34)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존 노이마이어의 ‘카멜리아 레이디’, ‘인어공주’ 등 국립발레단 정기 공연은 물론 단원과 지도위원들이 ‘안무가’로 변신하는 작품까지…. 해마다 여름이 되면 발레단에선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쟁탈전’이 벌어진다.
이처럼 너도나도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을 찾는 이유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의 공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지난 2015년 처음 시작해 10년간 이어온 국립발레단의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매해 단원들이 이 무대에 공들인 7~8편의 신작 발레를 선보이는데,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지금까지 12편에 출연한 최다 무용수다. 이영철은 “워낙 친절하고 잘 웃고 다른 단원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다 보니 다들 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이를 찾는다”고 했다.
다만 한 사람만 예외다.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15년 넘게 인연을 쌓고 발레단 내에서도 유명한 ‘절친’인 이영철의 무대엔 선뜻 나서지 않았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출신에서 지도위원이자 안무가로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는 그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9개 작품을 내놓은 ‘최다 안무가’다. 이영철은 “사실 2022년에 한 번 까였다”며 웃는다. 당시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정은영의 ‘억압’에 출연했다. 그날들을 떠올리며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민망한 듯 “원칙은 먼저 러브콜을 보낸 사람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라며 웃는다.
![국립발레단 지도위원 이영철 안무작 ‘빈집’ [국립발레단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01/news-p.v1.20250829.4013c68626c24a1b98ba6250963c4e29_P1.jpg)
은퇴 고민하던 시기에 만난 프로젝트…10년간 25명의 안무가, 65편 배출
올해에도 두 사람의 작품은 무대에 오르지만,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이영철의 무대엔 서지 않는다. 2015년 시작해 지금까지 25명의 안무가와 65편의 창작품을 배출한 ‘무브먼트 시리즈’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대표작 8편을 선보인다. 이영철의 작품은 2024년 영국 로열발레단에 초청되고 파리 올림픽 기념 갈라 공연 무대에 선 ‘계절, 봄’(2019)이 관객과 만난다.
‘무브먼트 시리즈’가 시작된 2015년은 이영철에겐 잊을 수 없는 해다. 당시 나이가 37세.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로서 미래를 고민하고 제2의 길을 찾으려던 때에 이 시리즈가 생겼다. 뛰어난 발레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는 많지만, 창작 발레 토양이 빈약했던 국내 무용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며 첫 씨앗을 뿌린 국립발레단의 미래 프로젝트였다.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로 활동하면서도 안무에 꾸준히 관심이 있었어요. 사실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들은 좋은 작품을 만나며 성장하기에,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가 중요해요. 나도 언젠가는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들이 행복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 프로젝트가 있어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었어요.” (이영철)
국립발레단 단원으로 보내야 하는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는 오후 6시. ‘무브먼트 시리즈’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시작된다. 누구도 안무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지만, 발레단의 단원이나 지도위원들은 오랜 갈증을 씻어내듯 창작욕을 불태운다. “미지의 영역이었고 안무도 연출도 몰랐기에 매번 즐거웠고, 매번 좌절했어요. (웃음)”
이영철의 첫 작품은 ‘빈 집’.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와 이별한 후 그 심경을 담아 만든 작품이다. 첫 안무는 쉽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영철이 자신의 무용에 대해 돌아본 계기였다. 그는 “발레계의 시스템은 이미 10~30년, 길게는 100년 이상 된 좋은 작품을 가져오고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는 그것을 잘 입어 표현하는 것”이라며 “100년이 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는데, 그걸 몰랐다. 그동안의 난 무용에 대해 능통하다고 생각하고 건방지게 작품에 대해 평가도 했는데, 첫 안무 이후 철저하게 깨지며 겸손해졌다”며 웃었다.
첫 안무작의 탄생 이후 해마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면 이영철은 “창작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 이걸 끝으로 안무는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본다. 두 번째 작품인 ‘3.5’(2016)를 하면서 “그래도 작년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얻었다.
‘무브먼트 시리즈’에서 선보인 9개 작품을 관통하는 이영철의 주된 관심사는 동시대 이슈다. 이주 노동자와 난민 문제를 마주하며 만든 작품이 ‘죽음과 소녀’(2021)였고,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만든 작품이 ‘피지컬 씽킹 +AI(Physical Thinking+AI)’(2023)이었다. 우리 시대 이야기를 무대로 올리는 그의 작품에 대해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매 작품 메시지가 있어 의미 없는 동작이 없고, 모든 작품이 각기 다른 다양성을 가졌다는 것이 특별한 점 중 하나“라고 했다.
![2016년 박슬기가 안무한 ‘콰르텟 오브 더 솔’ 원년 멤버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박슬기 이영철 박나리 [국립발레단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01/news-p.v1.20250829.78e3bef007824d2d86485bb675e2410b_P1.jpg)
국립발레단 ‘간판스타’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발견한 무대…‘승급 엘리베이터’ 이영철 작품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이 무대에 서는 작품, 박슬기가 안무한 ‘콰르텟 오브 더 솔’(2016)은 다소 특별하다. 초연 당시 이영철·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박슬기·박나리가 함께 했던 ‘추억의 작품’이다. 네 사람은 국립발레단에서 유독 친하기도 한데다 이영철과 박슬기는 발레단의 오랜 남녀 파트너였다.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이영철) 형과 처음으로 함께 춤을 췄던 무대이기도 하다”고 돌아봤다.
“입단하고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저라는 무용수가 누구인지, 어떤 춤을 추는지도 잘 몰랐을 때 했던 작품이에요. 이 작품이 정기 공연에서 주요 배역을 맡을 수 있는 발판과 계기가 됐어요.”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콰르텟 오브 더 솔’에서 보여준 무용수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의 재기발랄한 모습은 이후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호르텐시오 역할로 이어졌다. 그는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한테 저런 모습이 있었나’ 하고 봐주셨기에 기회가 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무브먼트 시리즈’는 안무가 육성의 장으로 한국 발레계의 토양을 다지는 프로젝트인 동시에 지금의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과 같은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스타를 발굴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영철 작품의 캐스팅 특징 중 하나는 1~2년차 신입 단원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주·조연 자리를 얻지 못하고 기회에 갈급한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들이 자신의 역량을 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그는 “배고픈 토토사이트 토토나라들일수록 눈이 반짝반짝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영철의 작품은 단원들 사이에서 ‘승급 엘리베이터’로 불린다. 라벨의 ‘볼레로’에 맞춘 ‘3.5’는 3명의 스타 단원인 김지영·김리회·박슬기와 준단원 김나연이 출연한 작품이다. 네 무용수를 비교 대상으로 한 무대로, 준단원이 ‘쩜오(0.5)’의 역할이었다. 김나연은 이 무대 이후 정단원으로 승급했다.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형의 예리한 감각이 무용수들이 자신도 몰랐던 강점을 잘 끌어내 준다”고 했다.
![2016년 박슬기가 안무한 ‘콰르텟 오브 더 솔’ 원년 멤버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박슬기 이영철 박나리 [국립발레단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01/news-p.v1.20250829.ef030cbe60e140d8a8499f84a5d9a965_P1.png)
안무가에게 자기 색깔이 확실하고 개성 강한 스타 무용수는 탐나는 보석이자 ‘흥행불패’다.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이 이러한 무용수의 대명사다. 그는 2015년 정영재가 안무한 ‘페스티벌 인 러브(FESTIVAL IN LOVE)’를 시작으로 박슬기, 송정빈, 강효형, 박나리, 정은영의 안무작까지 총 12개 작품에 출연했다. 2016년엔 ‘콰르텟 오브 더 솔’로 활발한 에너지를 보여준 뒤 송정빈의 ‘흉터’에서 어두운 모습을 드러내며 극과 극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두 작품은 ‘무브먼트 시리즈’ 중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의 최애작이다.
오랜 시간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을 지켜본 이영철은 “순수한 소년이 이젠 독보적인 예술가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은 발레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존 노이마이어 안무가가 사랑하는 무용수이자 그의 페르소나다. 현재 최정상의 기량과 깊은 감성으로 매 작품 색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어릴 때는 에너지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면, 이제는 내 안의 숨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고 했다.
지금은 자타공인 전성기지만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역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마다 이영철이 같은 길을 간 선배로서 본보기이자 조언자로 곁에 선다. 이영철은 “무용수라는 직업이 얄궂은 것은 전성기의 생명력도 직업인으로의 생명력도 길지 않다는 것”이라며 “주역으로 서며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내려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레단에서도 알게 모르게 후배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그때 무척 외롭고 당혹스럽다”며 “최정상에 있을 때부터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역시 “나의 고민을 먼저 물어보고 조언하는 형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게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의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세계’이나 지금처럼 매일의 성장과 진화를 꿈꾼다.
“진심을 담아서 표현하는 예술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돼요. 저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가지면서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고요. 형을 보면 많은 영감을 받아 안무가로의 욕심도 있어요. 무용수로만이 아니라 또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날들을 시작하기 위해 저도 안무를 시작해 보고 싶다는 욕심을 품게 돼요.” (변토토사이트 토토나라)
“2025년을 살고 있는 발레 무용을 하는 예술가로서 관객들이 제 작품을 보고 감동을 하는 것이 제겐 큰 의미예요. 관객에게 선택받고, 토토사이트 토토나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안무가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사실 요즘엔 여러 작품의 안무를 하다 보니 어느덧 아이디어 고갈을 느끼기도 해요. 조금 더 견고하게 저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세계에서 활동하는 안무가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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