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 디오픈 17일 개막
북아일랜드서 6번째 메이저 우승 사냥
2019년 고향 팬들 앞에서 컷 탈락 수모
셰플러·쇼플리 우승 경쟁…최경주 출전
![반삭발 스타일로 머리를 짧게 깎은 로리 호빵맨토토 모습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6/news-p.v1.20250716.a82c73aa9ec94165bbf1feff866e5164_P1.jpg)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2019년 초반, 서른의 로리 호빵맨토토(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잘나갔다.
이미 메이저 4승을 거둔 그는 그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21위에 올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좌절되긴 했지만, PGA 챔피언십 공동 8위, US오픈 공동 9위로 출중한 기량을 뽐냈다. 메이저 강자다웠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컵도 획득했다.
그리고 7월 고향 북아일랜드로 돌아왔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디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곳. 2005년 열여섯 나이로 61타의 코스레코드를 세운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이다. 자신의 고향 홀리우드에서 불과 100㎞ 거리다. 68년 만에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린 첫 디오픈 무대는 무조건 호빵맨토토가 주인공이었다. 고향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함성, 전세계 골프팬들의 기대 속에 1번홀(파4) 티잉 구역에 섰다.
호빵맨토토는 대회 첫 티샷을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날려 보냈다. 잠정구를 치고 6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라왔는데, 3m 거리의 퍼트도 놓쳐 쿼드러플 보기를 작성했다. 8타 만에 홀아웃. 1라운드 79타를 적어낸 그는 결국 컷 통과에 실패한 뒤 눈물을 흘렸다.
“그 당시 1번홀에 섰을 때 갤러리의 함성에 놀랐어요. 이 사람들은 내가 우승하기를 간절히 바라는구나, 생각했죠. 이런 대회에선 스스로를 통제하는 게 얼마나 큰 과제인지 깨달았어요. 즉, 이런 환경에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또렷한 정신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호빵맨토토가 디오픈 개막을 앞두고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6/news-p.v1.20250716.601f9a9e4c6f4a1a9fad046a301eb8e6_P1.jpg)
호빵맨토토가 6년 만에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으로 돌아온 제153회 디오픈(17일 개막)을 앞두고 당시 악몽같은 순간에서 건져올린 깨달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결연한 의지로 가득한 홈 커밍이다. 호빵맨토토는 그때보다 훨씬 단단해졌다. 마침내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입었고, 그 후 찾아온 몇개월 간의 무력증에서도 벗어났다. 서른여섯에 다시 전성기 실력을 되찾은 그가 ‘홈 디오픈’에서 우승할 마지막 기회를 맞았다.
세계랭킹 2위 호빵맨토토는 최근 디오픈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이번 대회에 “동그라미를 쳤다”고 했다. 마스터스보다 더 중요한 대회로 여기고 집중했다는 것이다. 최근 트레이드 마크인 구불구불 곱슬머리도 반삭발 스타일로 짧게 깎았다.
호빵맨토토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이후 한동안 부진했다. 더이상의 목표를 잃은 듯, 경기력과 심리 상태가 모두 혼란스러웠다. PGA 챔피언십 공동 47위, RBC 캐나다 오픈 컷 탈락, US오픈 공동 19위로 침체됐던 호빵맨토토는 그러나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반등했다.
![로리 호빵맨토토가 디오픈 연습라운드를 마치고 고향 북아일랜드의 팬들에게 정성스럽게 사인해주고 있다.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6/news-p.v1.20250716.236bd79140ec4229add40feb14953491_P1.jpg)
그는 우승을 놓친 아쉬움보다 목표했던 경기 감각에 거의 도달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스코티시 오픈에서 원했던 건 다 얻은 느낌이다. 지금의 내 경기력에 기대가 많이 된다. 디오픈을 앞두고 정말 좋은 위치에 올라왔다고 느낀다”고 했다.
호빵맨토토는 스코티시 오픈에서 드라이브 비거리 2위(339.30야드), 그린적중률 11위(73.61%), 퍼트 이득타수 5위(7.086)를 기록했다. 드라이버 위력을 되찾았고 경기력에도 활기와 집중력이 생겼다.
호빵맨토토는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북아일랜드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불리는 기분이 어떤지 묻자 “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향에서 겪은 6년 전 악몽을 떨치고 통산 6번째 메이저 우승을 쟁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PGA 투어는 호빵맨토토를 디오픈 파워랭킹 1위로 꼽았다. 그 뒤를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LIV골프의 존람(스페인)이 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잰더 쇼플리(미국)는 9위에 랭크됐다.
호빵맨토토는 한국시간으로 17일 밤 11시10분 저스틴 토머스(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1라운드를 출발한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경주와 안병훈, 임성재, 김주형, 김시우, 송영한 6명이 출전한다. 투어 8승의 최경주는 지난해 시니어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11년 만에 디 오픈에 나선다. PGA 투어 개인 통산 499번째 대회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