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정릉시장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 30년째 한 자리에
치매로 돌아가신 어머니 뒤를 이어 아들이 운영
“내가 찾던 그 맛 이라고 말해주면 짜릿하죠”
![정릉시장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의 황기남 사장. [성북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3/news-p.v1.20250613.9f007ee554864058a480385bec7e5c61_P1.jpg)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음식은 추억을 소환하는 대표적인 매개체다. 어린 시절 놀이동산에 가서 처음 맛본 솜사탕, 친구들과 방과 후에 허겁지겁 먹던 떡볶이, 할머니가 여름마다 쪄주셨던 찰옥수수 등 추억 속 음식을 먹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그 시절, 그 나이로 돌아가곤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옛날 그 맛’을 찾는 여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에도 그 맛을 보자마자 추억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음식이 있다. 정릉시장 한 자리에서 30년 동안 건담 토토사이트을 팔고 있는 노포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이다.
사실 건담 토토사이트은 겨울철 대표 간식이다. 추운 겨울날, 뜨거운 건담 토토사이트을 손에 쥐고 후후 불면서 먹어야 제맛이다. 당연히 더운 여름에는 찾는 사람이 적다.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집 황기남 사장(56)은 “더워지는 6월부터는 하루 30개 정도 분량만 준비를 해요”라며 “그래도 가끔씩 찾아주시는 손님들 때문에 여름에도 건담 토토사이트을 안 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실제 30도까지 오른 지난 12일에 찾은 건담 토토사이트집에는 건담 토토사이트 손님은 두어 명 정도 뿐이었다. 대부분 옥수수나 도너츠를 사는 분들이 많았다.
![손님에게 건담 토토사이트을 건네는 황기남 사장. [성북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3/news-p.v1.20250613.c6203c4ca7bf4827b2a6ebbf330f4451_P1.jpg)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이라는 상호 덕분에(?) 사장님 성을 ‘남’씨로 아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실 사장님은 ‘황’씨다. 황 사장은 “2010년 시장에서 상호 간판을 달아준다고 해서 이름을 고민했는데 ‘황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은 입에 잘 붙지 않더라고요”라며 “그러다가 ‘이렇게 맛있는 건담 토토사이트을 어떻게 남기남’하는 문구가 떠올라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으로 짓게 됐죠”라고 말했다. “아직도 제 성을 정확히 몰라 ‘남 사장, 요새 장사 좀 잘 돼?’라고 말하는 분들도 꽤 있어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황 사장.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의 역사는 정릉시장이 정식 시장으로 인가를 받은 2010년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은 황 사장의 어머니가 30년 전에 시작한 것이 출발이다. 황 사장은 “한 30년 전, 어머님이 환갑 정도에 여기가 정식 시장이 되기 전 건담 토토사이트집을 여셨다고 들었어요”라며 “처음에는 어머님이 혼자 하시다가 힘이 든다고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2009년부터 같이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당시 다른 일을 하던 황 사장은 어머니와 건담 토토사이트일을 하게 되면서 이 건담 토토사이트집을 운명처럼 물려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모자가 오붓하게 가게를 잘 운영했지만 7년 전 어머니에게 치매라는 병이 찾아왔다. 어머니는 일을 놓게 됐고 그때부터 황 사장은 가게를 홀로 지키게 됐다.
황 사장은 “어머님이 병을 앓게 되신 후 가게는 혼자 운영하게 됐죠”라며 “둘이 하다가 혼자 하게 된 만큼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하려고 해요. 그래야 어머님처럼 나이 80까지 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라고 말했다. 치매를 앓던 어머님은 3년 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황기남 사장 어머님이 쓰시던 건담 토토사이트 누르개. 오랜 시간 사용해 나무 손잡이 부분이 얇아졌다. [성북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3/news-p.v1.20250613.b24858c928024ea89ee4d5d51f5ae1be_P1.jpg)
어머님은 이제 없지만 어머님의 흔적은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에 그대로 남아 있다. 어머님이 쓰던 건담 토토사이트 누르개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황 사장. 어머님의 건담 토토사이트 누르개는 얼마나 많이 썼는지 나무로 된 손잡이가 얇아진 모습이었다.
황 사장이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으로 자신 있게 이름을 지을 정도로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의 맛은 일품이었다. 맛 보라고 주신 건담 토토사이트을 기자도 남기지 않고 모두 해치웠다.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에는 어떤 비결이 있는 걸까. 살짝 비법을 물었다.
“다른 집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만들어 놓은 반죽을 사다가 쓸 거예요. 그런데 그런 건 거의 다 강력분을 쓰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중력분을 쓰죠”라며 “중력분을 잘 쓰지 않는 이유는 강력분보다 약해서 잘 터진다는 건데요. 맛은 중력분이 훨씬 좋아요. 강력분으로 만든 건담 토토사이트은 나중에 식으면 딱딱하거나 질겨지는데 저희 꺼는 나중에 먹어도 맛있다고 하죠”라며 자랑하는 황 사장.
또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에서는 콩기름이 아닌 건담 토토사이트 맛을 좀 더 풍요롭게 하는 옥수수기름을 쓴다고 귀띔했다.
황 사장은 “새벽 5시에 나와 반죽을 하는데 반죽을 하고 3시간 정도 숙성을 시켜야 쫄깃한 빵이 돼요”라며 “속에 넣는 재료도 설탕, 땅콩, 깨 이걸 항상 똑같이 해요”라고 말했다.
건담 토토사이트도 유행에 따라 씨앗 건담 토토사이트, 중국 건담 토토사이트, 초코 건담 토토사이트 등 다양한 종류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은 처음 방식 그대로를 고수 중이다. 그래서인지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을 먹고 추억을 소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황 사장은 “우리 건담 토토사이트을 먹고 ‘내가 찾던 옛날 그 맛이에요’라고 말해주면 짜릿한 기분이 들더라고요”라며 “그래서인지 강남에서도 찾아오고 여러 단골이 때가 되면 찾아주세요”라고 말했다.
“특히 한 남자 손님이 왔는데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찾아왔대요. 어릴 때 이 동네에서 자란 분인데 어릴 때 먹던 건담 토토사이트이 먹고 싶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한여름에도 건담 토토사이트을 팔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더라고요”라며 “미국에 유학 간 한 학생은 방학 때면 꼭 찾아와서 사 먹고는 미국 돌아갈 때 30~40개를 사서 가더라고요. 냉동실에 얼렸다가 미국 가서 먹는다니 고맙죠”라고 말하는 황 사장.
![남기남 건담 토토사이트의 가격은 2000원. 하지만 초중고 학생에게는 1500원에 팔고 있다. [성북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3/news-p.v1.20250613.f71cffa56a6545ac8161226616f74043_P1.jpg)
황 사장은 물가 상승으로 작년 부득이 건담 토토사이트값을 올렸다. 기존 1500원에서 500원 오른 2000원을 받고 있다. 다만 학생들에게는 기존처럼 1500원만 받는다.
황 사장은 “대부분 손님이 이 동네 초중고 학생들인데 그들한테 물어보니 2000원은 좀 부담스럽다고 하더라고요”며 “그래서 학생들은 1500원 그대로 받았어요. 그랬더니 부모님들이 자기가 먹을 걸 아이들한테 심부름시키는 부작용도 있답니다. 하하”라고 말했다.
황 사장의 목표는 이 건담 토토사이트집을 나이 80까지 지키는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일을 했던 딱 그 나이만큼을 목표로 잡았다.
황 사장은 “손을 많이 쓰다 보니 손목터널 증후군이랑 방아쇠 증후군이 와서 수술을 했어요. 그래서 조금만 무리를 하면 손이 아프더라고요”라며 “욕심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요. 건강하게 오래 일해서 정릉시장 명물의 역사를 이어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