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토토사이트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 검찰이 파주 토토사이트 및 서버관리 협력업체인 한국 IBM 직원 등에 대해 참고인 소환조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내부자 소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수사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영대)는 지난 17일 서버 운영시스템 삭제명령이 내려진 노트북을 관리해온 한국 IBM의 한모 씨를 비롯해 파주 토토사이트 직원 등 3~4명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18일 2~3명의 참고인을 추가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전날 조사한 한 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검찰은 한 씨를 비롯해 서버 운영시스템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최고 접근권한’을 가진 파주 토토사이트 및 한국 IBM 직원 등 내부자의 소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된 가능성에 대해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사용내역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해당 삭제명령 파일이 비록 한 씨의 노트북에서 생성되지 않은 점을 확인하긴 했지만, 삭제 명령이 해당 노트북을 통해 내려진 점은 분명해 경위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주 토토사이트 내부자가 이동식저장매체(USB)를 통해 삭제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이나 외부에서 한 씨 노트북에 접속해 명령어를 실행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중계서버의 운영시스템이 마비됐을 경우 파주 토토사이트 양재동 IT 본부의 백업 서버가 작동하고, 이마저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안성의 재해복구 백업서버가 작동하게 설계돼 있는데 이 두 곳의 백업 서버도 모두 불통된 게 심각한 사태를 낳은 것”이라며 “중앙에서 명령이 내려지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명확한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275개의 중계ㆍ백업 서버가 훼손된 것으로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외부 해커의 경우 통상 백업서버까지 건드리지는 않는 점도 내부자 소행 가능성을 높이는 상황이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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