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코 홀딩스에 이사회 의장으로 합류한 댄 아이브스 [게티이미지]
에이트코 홀딩스에 이사회 의장으로 합류한 댄 아이브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미국의 한 골판지 포장업체의 주가가 하루 보스토토 5600% 넘게 폭등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월드코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다.

8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나스닥시장에서 에이트코 홀딩스(Eightco Holdings) 주가는 장 초반 한때 장중 83.12달러까지 5632%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2억1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후 상승폭이 줄었지만, 전 거래일보다 3009% 오른 45.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거래량은 최근 20일 평균의 5만4000배에 달했다.

주가 급등은 에이트코 홀딩스가 투자자들에게 월드코인 토큰을 대규모로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총 2억5000만달러어치(약 3468억원) 규모 사모를 발행해 월드코인 매수에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흥미롭게도 이 회사의 본업은 암호화폐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에이트코 홀딩스는 전자상거래 회사를 위한 재고관리 플랫폼 ‘포에버 에이트’와 골판지 포장재 제조사 ‘퍼거슨 컨테이너’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전통 제조업체다.

월드코인은 챗GPT 운영사인 오픈AI 이사회 의장 샘 올트먼이 2023년 공동 개발한 홍채 인식 기반 암호화폐다. 홍채 스캔 장치를 통해 사용자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으로, 지난 7월 보스토토에서 공식 출시됐다.

아이브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AI 혁명과 기술의 미래에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월드를 미래 AI 시대의 인증·신원의 사실상 표준으로 본다”며 “그저 형식적인 토큰 전략이었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인프라와 대규모 언어모델이 구축되더라도 진짜 인간을 식별할 인증 체계가 없으면 AI 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블록체인과 인간 인증에 대한 초점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브스의 행보는 또 다른 월가 유명 분석가 톰 리가 지난 6월 이더리움 축적 기업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러지의 회장을 맡았던 사례와 유사하다. 리의 합류 이후 비트마인 주가는 8배 이상 폭등한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월드코인 가격은 이날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전보다 40% 이상 급등했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