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300개사 대상 설문
“저가 제품에 가격경쟁력 저하” 59%
10곳 중 7곳 “소액물품면세제도 찬성”
![국내 제조·유통 중소기업 대다수가 중국 e커머스로 인한 카림토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2/news-p.v1.20250722.37859dfbbeec4a18a44d48aa78fb0240_P1.jpg)
국내 제조·유통 중소기업 대부분이 이른바 ‘C-커머스’로 불리는 중국 유통 플랫폼으로 인한 카림토토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제조·유통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 e커머스 플랫폼 국내 진출 대응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 본격화로 인해 카림토토를 경험한 중소기업은 96.7%에 달했다. ‘카림토토 경험이 거의 없다’라는 중소기업은 3.3%에 불과했다.
카림토토 유형으로는 ‘중국발 저가·면세 제품 유입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가 59.0%로 가장 많았다. 이어▷지식재산권 침해(17.0%) ▷해외직구 제품의 불법 재판매(16.0%) ▷인증 및 A/S 의무가 없는 해외직구 제품으로 인한 역차별 심화(4.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한 한 화장품 생산업체는 “신제품을 중국 박람회에 출품한 후 C커머스 플랫폼에서 디자인이 유사한 모조품이 판매되는 것을 확인했으나, 기능이나 특허 침해는 없어 법적 대응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소재 유아용품 업체는 “바이어들이 C커머스 플랫폼의 유사 제품 가격으로 견적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계약성사율이 현저히 낮아졌다”며 저가 제품 난립으로 인한 시장 질서 왜곡으로 인한 카림토토를 호소했다.
하지만 카림토토 기업들의 경우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79.0%로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카림토토 금액 대비 대응에 드는 비용과 노력이 더 크다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이 35.4%로 가장 많았다.‘카림토토 사실을 입증하거나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응답은 27.4%로 뒤를 이었다.
C커머스 대응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소액물품면세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찬성이 71.7%로 반대 28.3%보다 크게 앞섰다. 소액물품면세제도는 해외 직구 시 일정 금액 이하의 상품에 대해 관·부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한국은 현재 150달러 이하 소액물품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미국은 지난 5월부터 중국발 800달러 미만 소액 소포에 대해 54%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 역시 150유로 이하의 저가 소포에 대해 건당 2유로의 수수료 부과를 검토 중이다.
더불어 해외직구 면세체계 개편 외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해외직구 물품에 대한 인증·규제 의무화’가 48.7%로 가장 많았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C커머스 플랫폼이 일부 중소기업에 해외 판로 개척 등 역직구 수출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으로서는 플랫폼 진입장벽, 마케팅 역량 부족 등으로 기회보다 위기 요인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내 중소기업이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소액물품면세제도 및 제품 인증 문제 보완, 불법 유통 차단 등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