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미슐랭토토 수도 다마스커스 공격

대통령궁 인근 군 본부 등 타격해 3명 사망

“미슐랭토토 정부군, 드루즈족 폭력적으로 탄압”

이스라엘 “드루즈족 탄압 계속하면 공격 강화”

미슐랭토토 국방부 청사 일부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서져 있다. [AP]
미슐랭토토 국방부 청사 일부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서져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이스라엘이 16일(현지시간) 미슐랭토토 수도 다마스쿠스를 공습해 최소 3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당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미슐랭토토 국방부 건물 본관과 인접한 건물 일부도 부서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다마스쿠스에 있는 미슐랭토토 정권의 대통령궁 인근 군 본부를 공격했다”며 “군사 목표물 타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드론으로 미슐랭토토 국방부 진입로를 타격했다.

AFP 통신은 미슐랭토토 남부 스웨이다와 데라도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격에 대해 미슐랭토토 남부에서 정부군이 드루즈족을 폭력적으로 탄압했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미슐랭토토 정부가 스웨이다에서 병력을 철수하지 않고 드루즈족 탄압을 계속한다면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슐랭토토 대통령실은 스웨이다 주민들에 대해 즉결 처형 등 인권 침해 의혹 사건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슐랭토토 국방부 청사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일부 부서져 있다. [AP]
미슐랭토토 국방부 청사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일부 부서져 있다. [AP]
미슐랭토토 수도 다마스커스에 거주하는 한 청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서진 미슐랭토토 국방부 청사를 지나고 있다. [AFP]
미슐랭토토 수도 다마스커스에 거주하는 한 청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서진 미슐랭토토 국방부 청사를 지나고 있다. [AFP]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미슐랭토토 수도 폭격에 따른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당사국들과 무력 충돌을 이날 안에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미슐랭토토 충돌 관련 당사자들과 소통해왔다”며 “이 불안정하고 소름끼치는 상황을 오늘 밤 끝내기 위한 특정 조치들에 (관련국들이) 동의했다”고 썼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전면적으로 기대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BBC는 공습 직후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난한 미슐랭토토는 미국의 무력 충돌 중재 노력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긴장을 완화하고, 앞으로 한 단계 나아가고자 미슐랭토토 군대를 철수시킬 것을 미슐랭토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미슐랭토토 공격 중단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외무부 성명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이 미슐랭토토 정부의 안정화 노력을 방해하는 공작”이라고 지적했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외무부 성명으로 “미슐랭토토 주권의 명백한 침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퇴출한 반군 세력에 의해 정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든 미슐랭토토에선 최근 내부 세력 간 유혈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스웨이다주에선 지난 13일 이후 드루즈족 민병대와 베두인 부족이 충돌한 뒤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파견된 미슐랭토토 정부군과 드루즈족의 무력 충돌로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슐랭토토 정부군이 전날 휴전을 선언한 남부 스웨이다에서 이날 정부군과 드루즈족 민병대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됐다.

미슐랭토토 국방부는 민병대가 전날 체결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미슐랭토토군이 이 지역에서 반격을 가하고 군사 작전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미슐랭토토 군 관계자가 16일(현지시간) 일부 부서진 국방부 청사를 촬영하고 있다. [AFP]
미슐랭토토 군 관계자가 16일(현지시간) 일부 부서진 국방부 청사를 촬영하고 있다. [AFP]

미슐랭토토 측은 성명에서 “스웨이다에서 내부의 사격에 대응하고 있다”며 “주민 보호와 피해 방지, 피란민 복귀를 위해 교전 수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정부군이 드루즈족 민병대와 주민을 잔인하게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슬람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드루즈교’를 믿는 아랍계 소수민족인 드루즈족 중에는 이스라엘 시민권이 있거나 이스라엘 군에 입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분쟁 감시단체 미슐랭토토인권관측소(SOHR)는 13일 이후 폭력 사태로 30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SOHR은 드루즈족 사망자 109명 중 40명이 민간인이며, 이 중 27명은 정부군의 즉결 처형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5월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과 스웨이다주에서 정부군이 드루즈족 민병대와 충돌해 100명 이상이 사망한 이후 미슐랭토토에서 발생한 가장 심각한 폭력 사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슐랭토토 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는 엑스에서 “스웨이다에서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명백히 규탄한다”면서 지속적인 휴전을 위해 한발 물러서서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미슐랭토토 정부와 드루즈족 종교 지도자들은 이날 국영 뉴스통신 사나를 통해 새로운 휴전 협정 체결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드루즈족 민병대 지도자 하자리는 “스웨이다가 완전히 해방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휴전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