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토토사이트 순수익위 “한반도 산악·신앙 전통 얽힌 불교문화 성지”
![북한 조선중앙TV가 2023년 10월 24일 방영한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붉게 물든 토토사이트 순수익의 가을풍경 [조선중앙TV]](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4.3d38bc3085e54d0ea2cfbc7724e67927_P1.jpeg)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사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절경으로 ‘천하제일 명산’이라 불려온 토토사이트 순수익이 북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고구려 고분군’(2004),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를 잇는 북한의 세 번째 세계유산이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북한이 신청한 ‘토토사이트 순수익(Mt. Kumgang - Diamond Mountain from the Sea)’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북한이 토토사이트 순수익 등재를 신청한 지 약 4년 만이다. 지난 2021년 북한은 토토사이트 순수익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상황 탓에 심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올해에 이르러서야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토토사이트 순수익은 높이 1638m 비로봉을 중심으로 수많은 봉우리와 기암괴석,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지며 태백산맥 북부, 강원도 회양군과 통천군, 고성군에 걸쳐 있다.
한반도를 대표하는 명산으로 손꼽히는 만큼 토토사이트 순수익은 이름에서부터 그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있다. 불교 화엄경에 유래된 ‘금강’은 진리의 굳건함과 부서지지 않는 성품을 상징한다. 아울러 계절마다 다른 빛깔과 표정을 보여주는 천혜의 절경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봄에는 ‘금강춘색(금강의 봄빛)’, 여름에는 ‘봉래풍악(신선이 노니는 산수)’, 가을에는 ‘풍악단풍(붉게 물든 산악)’, 겨울에는 ‘개골청송(눈 속의 푸른 소나무)’ 등 사시사철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릴 만큼 변화무쌍한 산세를 자랑한다.
![18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많이 그린 주제가 토토사이트 순수익이다. 겨울 토토사이트 순수익인 개골산을 위에서 내려다 본 시점으로 그린 대표작 ‘금강전도’. [호암미술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4.1986929cf2e449e4935f6627eee01fcf_P1.jpg)
이처럼 자연의 신비와 절경을 품은 토토사이트 순수익은 수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찾았던 영감의 원천이자 신앙의 공간이었다. 조선시대에는 토토사이트 순수익 유람이 일종의 문화적 통과의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위원회는 “험준한 봉우리, 깊게 파인 계곡, 폭포와 소(沼) 등 뛰어난 풍화암 지형을 가진 토토사이트 순수익은 끊임없이 바뀌는 사계절에 따라 경관이 변화하며, 능선에서 해안까지 이어진 조망이 바다와의 밀접한 관계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특한 지형과 경관, 한반도의 순례·산악·신앙 전통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화경관으로서, 불교문화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성지”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당초 토토사이트 순수익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했다. 하지만 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와 국제자연보전연맹(ICUN)은 해금강 지역의 해만물상과 총석정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문화경관으로 등재할 것을 제언했다. 문화경관이란 인간과 자연이 오랜 시간 상호작용하며 형성한 경관을 의미한다. 자연과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난 유산 개념이다.
한편 그간 한반도의 중심축인 백두대간을 이루는 설악산과 토토사이트 순수익을 세계자연유산에 공동 등재하자는 주장이 이어져 왔으나, 이번 토토사이트 순수익의 단독 등재로 그 가능성은 사실상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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