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장폐지 팔로우 토토 16개 전년比 2배이상 ↑

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 심화 부작용 커져

국내 상장지수펀드(팔로우 토토)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눈 앞에 둘 만큼 빠르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베끼기식 상품 출시’와 ‘레버리지 상품 편중’ 현상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 폐지된 팔로우 토토는 16종목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종목) 대비 두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대부분 상품이 거래량 부진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 1년 이후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인 상품은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다음 상장 폐지 수순을 밟는다.

실제로 상장 폐지된 팔로우 토토 대부분은 메타버스, 이차전지, 글로벌 리츠 등 특정 시기에 반짝 인기를 끌었던 테마형·섹터형 상품들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백신치료제MSCI 팔로우 토토’ 역시 코로나19 확산 당시 출시했던 상품이지만 현재는 거래량이 급락해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도 지난달 30일 상장폐지 예정을 공시했다.

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이 심화하면서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상품을 베껴 출시하는 관행도 여전하다. 지난해 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내놓은 양자컴퓨팅 테마형 팔로우 토토가 인기를 끌자, 올해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4개 운용사가 동시에 비슷한 팔로우 토토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 팔로우 토토’가 인기를 끌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비슷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금현물 팔로우 토토 출시를 공식화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당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KRX 금현물 지수를 추종한다는 점에서 한투운용 상품과 구조가 거의 똑같다. 사실상 운용 수수료 경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팔로우 토토 상품 가운데 해외 단일 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등 고위험 상품 쏠림 현상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팔로우 토토의 본래 목적이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지만 해외 주식을 중심으로 레버리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TSLL)’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SOXL) 팔로우 토토가 각각 올해 개인투자자의 해외 순매수 2, 3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국내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팔로우 토토의 투자 목적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가 현재 팔로우 토토 내 단일 종목 편입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본래 팔로우 토토의 목적은 분산 투자의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라며 “레버리지 및 인버스 등 고위험을 좇는 투자자들의 수요는 충족할 수 있겠지만 건전한 시장을 형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